캐나다에서 취업을 하지 못해 부모집에 얹혀 사는 청년들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014년 11월에 경제적 자생능력이 없는 청년들이 부모의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언급을 함으로써 세간의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는 당시에 토론토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부모집의 지하실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이 매우 많다”고 말하며, “이들은 직장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과 청년인구들의 취업률은 55.2퍼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폴로즈 총재가 해당 문제를 언급했던 2014년 11월의 56.1퍼센트보다도 더욱 낮아진 수치이다.
폴로즈 총재는 당시에 이와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청년들이 급여가 없더라도 일을 시작함으로써, 향후에 취업하기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그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당시 노동 운동가들은 폴로즈 총재가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연방 중앙은행이 최근에 발표한 사업전망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다수 고용주들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직원의 수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노동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시장의 회복속도는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비해서 느린 편에 속한다.
2015년만 해도 캐나다 경제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견실한 일자리 증가율을 기록함으로써 많은 경제전문가들을 놀라게 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창출된 신규 일자리의 수는 평균적으로 매달 7,300개에 불과할 정도로 둔화된 상태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만일 연방 중앙은행이 부모집에 얹혀 사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주기를 원한다면, 당분간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방 통계청이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대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고, 2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에 태어난 청년층 인구 중에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부모집에 얹혀 사는 사람의 비율이 무려 76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981년에서부터 1990년 사이에 출생한 신세대의 51퍼센트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1957-1969년 사이의 출생자)들의 28퍼센트와 X세대(1969-1978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의 31퍼센트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토론토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중에서 45퍼센트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드러나, 몬트리올의 34퍼센트나, 핼리팩스의 31퍼센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대도시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의 비율이 높은 것은, 대도시일수록 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가 많이 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도시의 임대료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토론토에서는 평균적인 1 베드 아파트의 임대료가 1,200 달러에 달하며, 밴쿠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오타와에서는 동일한 규모의 아파트 임대료가 850 달러로 훨씬 저렴하며, 몬트리올 역시도 870 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규모가 적은 중소도시의 임대료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0~700 달러면 1 침실 아파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독 밴쿠버와 토론토의 경우 전국적으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며, 이는 곧 부모집에 머무는 청년층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주거비뿐 아니라, 생활에 필수적인 식료품비를 추가할 경우, 대도시의청년층이 부담해야 하는 재정적인 부담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토론토 대학에서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는 '데이비드 로버츠'는 부모집에서 거주하는 청년층의 비율이 크게 증가되고 있는 현상의 배경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이미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해 부채를 떠안고 살아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청년층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직'과 '대학등록' 사이에 매우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7월 19일 화요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불황이 시작된 2008년 이후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경우,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대학에 입학한 비율이 무려 다섯 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 실직된 근로자들 중에서 풀타임 대학과정에 등록한 사람의 비율은 3.1퍼센트로 나타난 반면에,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 직장을 잃지 않은 근로자들의 경우, 풀타임 대학과정에 입학한 사람의 비율은 0.6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008년에 실직된 여성근로자의 경우 풀타임 대학과정에 등록한 비율은 3.1퍼센트인 반면에,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 계속 직장생활을 한 여성근로자들의 경우에는 겨우 1퍼센트만이 풀타임 대학과정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통계청의 '웬치', '마크 프레넷', 그리고 '르네 모리셋' 세 명이 공동으로 작성한 해당 보고서는 “해직된 근로자들이 지속적인 소득 감소를 겪는다는 내용의 연구자료는 많이 발표됐지만, 그들이 어느 정도까지 대학교육을 이수하게 되는지와 관련된 보고서는 거의 발표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실직자들 중에서 대학 등록자의 수가 비실직자에 비해 크게 높다는 사실을 통해, 원치 않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오히려 실직을 새로운 교육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해당 연구자료에 의하면, 또한 일반적으로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 해고된 근로자들의 경우, 풀타임 대학과정이 아닌 기타 과정의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2~4퍼센트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프 1. 매해 6월 간 청년 실업율 비교: 2006년~2016년, 15세~24세의 청년 실업율이 '세계 금융 위기' 직전까지는 11% 부근에 머물렀으나, 위기가 발생하자 15%까지 뛰어 올랐으며, 그 후 완만히 하강하기는 했으나, 경제 후퇴기 이전 수준으로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 자료: 연방 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