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단체, 이민사회 핵심인 '가족 재결합' 이해 못한 졸속행정 비난
- 사례 1: 배우자 사망 시, 영주권 서류 백지화
5년만에 부모 초청 비자가 승인돼 부모님의 입국을 기다리던 자녀가, 아버지의 사망으로 서류를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쏜힐에 거주하는 율리아 쉬프린은 5년 만에 부모 초청 비자를 승인 받고, 부모님을 기다리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비자의 주 신청자인 아버지가 말기 폐암을 진단받아, 당장 캐나다 입국이 어려워 진 것이다.
율리아는 초청비자 진행시 아버지의 피부양자로 서류에 오른 어머니를 주 신청자로 변경하려 했지만, 연방 이민부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 서류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쉬프린은 “영주권 진행을 위해 아버지가 사망하길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그들의 잔인함을 느꼈습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그녀의 아버지는 지난 8월에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의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됐다.
이민부에 따르면, 영주권 주 신청자가 사망할 경우, 배우자의 비자 여부는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까지 관련 사례 연구나 통계조사가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부모 초청 비자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는 이 문제에 관해 이민부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으며, 쉬프린의 어머니 영주권 발급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단, 새로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례 2: 추첨제로 변경돼, 그동안 신청 준비 물거품
지난 2009년 모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캐나다로 건너온 다니엘 도데로는 지난 2016년 1월 부모 및 조부모 초청이민 수속을 밟았으나, 안타깝게 우선 순위안에 들지 못했다.
새해를 맞아 재신청을 위해 만반의 준비 중이었던 도데로에게 지난 12월 이민부로 부터 청천병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17년도 부모 및 조부모 초청이민 프로그램’의 절차를 기존 우선 순위제에서 추첨제로 변경한다는 것.
도데로는 “지난 한해 동안 미비했던 서류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들였던 공과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업체에 이미 지불한 돈이 모두 날아간 셈”이라고 분개했다.
연방 자유당 정부가 지난 12월 발표한 부모 및 조부모 초청이민 프로그램의 변경안을 두고, 신청자들의 편의를 고려치 않은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신청 접수를 불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인 지난 12월 14일, 전임 이민부 장관 존 맥캘럼 은 “부모 및 조부모 초청이민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점제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청자가 미시사가 이민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서류를 제출했던 기존 규정 역시 바뀌어, 2월 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희망자들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된 사람들은 90일 안에 새롭게 변경된 준비 서류들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
새롭게 변경된 제출서류들과 이에 대한 지침은 지난 1월 9일에야 공표됐다.
이에 따라, 기존 규정에 맞춰 부모 및 조부모 초청이민을 준비하던 도데로와 같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권 변호사 에비 고는 “부모 및 조부모 초청 쿼터를 소수로 제한했던 기존 보수당 정부의 잘못을 트루도 자유당 정부가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습니다”라며. “이같은 졸속 행정은 연방정부가 이민사회의 핵심인 가족들의 재결합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