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 가운데, 부동산 호황이 작년 국내 경제 지탱
집값 급등으로 주택 구매력 약화, 국내 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밴쿠버 부동산 판매량, 저금리 불구 지난해 40% 감소
외국인 특별취득세 도입 이전부터, 거품 터지기 시작
토론토 부동산 호황 지속, 모기지 대출 용이해서일뿐
가계 부채 위험 수준 상승, 모기지 대출 위험 줄이려 심사 강화 전망
밴쿠버 부동산 협회, 올해 집값 두 자리수 하락 가능성 언급
[그래프 1. 열기 잃은 밴쿠버 주택 시장: 2011년~2017년 밴쿠버 주택 판매량, 올해 1월 초 39.5%나 하락 / 꺾은선(전년 대비), 커브(이동 평균) / 단위: 전년 대비 변화율(%) / 자료: CREA, 광역 밴쿠버 부동산 위원회]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일부 집주인들을 부자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단기적인 차원에서 볼 때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한 저명한 경제학자가 부동산 호황이 장기적으로 캐나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소속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마다니는 지난 2월 10일에 발표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석유값 폭락이라는 파동 속에서도 2016년도의 국내 경제를 지탱시켜온 것이 바로 부동산 호황이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집값이 지나치게 올라서 주택구매력이 약화된 것으로 인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는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밴쿠버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 현상은 일종의 경고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밴쿠버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여전히 과열된 토론토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양상의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이는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언급했다.
마다니가 발표한 보고서는 밴쿠버의 부동산 판매량이 지난 12개월 동안 40퍼센트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하며, 특히 모기지 이자율이 매우 낮은 상황 속에서도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인 속설과는 달리 특별한 경제적 사건이나 위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주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외국인 특별취득세도 사실 부동산 시장의 부진에 큰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며, 지난 8월부터 도입된 15퍼센트의 외국인 특별취득세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이미 부동산 시장은 냉각기에 접어든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외국인특별 취득세는 생각처럼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우리는 부동산 거품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은 예측할 수 없는 투자광풍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마다니는 토론토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돈을 대출 받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가구당 평균부채의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연방 중앙은행의 경고를 인용했다.
그는 향후에는 모기지를 빌리는 것이 갈수록 더 큰 위험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며, “대형 시중은행들은 과거에 비해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갈수록 모기지 대출에 있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관측은 이미 여러 차례나 여러 기관들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비웃듯, 밴쿠버의 주택시장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6개월 이상이나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냉각세가 올해 내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심지어 부동산 중개인들을 대표하는 부동산협회 조차도 올해 집값이 두 자리수 가까이 하락할 것이라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래프 2. 1977년 1월~2017년 1월, 평균 주택 판매가: 단독(파랑), 콘도(노랑), 연립(빨강), 아파트(초록) / 1977~1984년 동안은 콘도에 아파트 및 연립 포함 / 단위: 천 달러 / 자료: M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