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한인 이민희망자들도 포함된 워킹퍼밋을 소지한 외국인 임시 노동자들의 국내 영주권 취득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돼, 이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연방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중반 외국인 임시 노동자들의 영주권 취득율은 9%에 그쳤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말에는 21%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임시 외국인 노동자 5명 중 4명은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해 고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로, 한인 이민 희망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수의 외국인 임시 노동자들이 영주권 취득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로는 지난 2015년 1월 부터 시행된 익스프레스 엔트리 제도가 지목되고 있다. 익스프레스 엔트리는 통합 이민 관리 시스템으로 각종 초청 이민이나 주정부 이민 등을 제외한 이민 신청자들을 점수화해, 선발자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며 수속기간을 대폭 단축시킨다는 취지로 실시됐다. 익스프레스 엔트리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다수의 이민 희망자들, 특히 다수의 한인들이 '캐나다 경험이민(CEC)'을 통해 국내에서 컬리지를 졸업하고 취업을 통해 일정 기간 경험을 쌓아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러나, 익스프레스 엔트리 시행 이후에는 나이, 영어시험 점수, 노동 시장 영향평가(LMIA) 취득 여부가 중요해지면서, 사실상 외국인 임시 노동자들의 이민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영주권 취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던 LMIA 점수가 최근에는 대폭 축소되는 등 이민 희망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민 정책 평론가 리차드 커랜드 변호사는 “연방정부가 일종의 통합 관리를 통해 납세자들의 세금을 절약하고, 수속 기간을 대폭 단축시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캐네디언 드림을 꿈꾸며 찾아온 79%의 외국인 임시 노동자들이 고국행 짐을 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높아진 이민 장벽과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제도들로 인해, 이민 희망자들 사이에서 이민의 지름길은 캐나다 시민권자와 결혼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한인 K씨의 경우 남편이 2년제 컬리지를 졸업하고 워킹퍼밋을 취득해 관련 업종에 일하고 있지만, 매일같이 불안함에 떨고 있다.
K씨는 “2년의 비자기간이 남아 있지만, 그안에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간 캐나다의 이민정책은 정권이 바뀔때 마다 쳇바퀴 돌듯 바뀌어 왔다”며, “이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모든 이민 희망자들에게 도착 즉시 영주권을 제공하는 등의 획기적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