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BC, 국내 부동산 시장 '붕괴 직전' 의견에 동의 못 해
부동산 침체 올 수 있어도, 미국처럼 붕괴 사태는 안 와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주택 및 아파트 건설 증가로 경제 활력될 것
연방 중앙은행 금리 인상 요인 없어, 1990년대처럼 고금리 없을 것
가계 부채 증가 불구, 부동산 시장 미국보다는 구조적으로 견실
"불황은 집값 하락에서 오는 게 아니라, 불황이라 집값 내리는 것"
높은 집값 및 모기지 규모로 인한 불황 시, 이전 불황보다 심각할 것
경기 상승세에 금리 못 올려, 향후 금리 인하 여력 없어 여파 가능성
지난 13일 발표된 CIBC의 보고서에서, CI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이버리 쉔필드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붕괴직전에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국내 주택시장이 폭락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쉔필드와 더불어 같은 은행 소속의 동료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그랜덤과 닉 엑사호스 역시도 중요한 질문은 집값이 하락할 것인지 여부보다도, 부동산 시장 붕괴가 올 경우 10년 전에 미국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경제침체를 유발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하면서, 국내 부동산 경제가 붕괴직전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이미 3년 전에도 부동산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 적이 있었지만 틀리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하며, 국내에서 설령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온다고 해도 미국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붕괴현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오히려 현재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예상은 바로 정책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통해 주택과 아파트의 건설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전체 경제에도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시장의 붕괴를 가져다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위협요인은 바로 이자율의 가파른 상승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이들 경제팀은 보고서를 통해 “연방 중앙은행은 경제가 호조를 보일 때에만 금리를 올리므로, 따라서 만일 집값이 하락세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좋지 않게 되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없다는 뜻이 된다”고 말하며, 지난 1990년대에 나타났던 것과 같은 지나친 금리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들은 미국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의 부채문제가 매우 심각했으며, 또한 대출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금융기관들이 함부로 모기지를 빌려준 것이 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지적했다.그러나쉔필드는 국내에서는 모기지 대출 여건이 훨씬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에 미국에서와 같은 문제점이 생길 가능성이 적다고 말하며, 이를 고려할 때 국내 부동산 시장은 훨씬 구조적으로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국내의 높은 가계 부채 역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평가절하하며, “정말 중요한 것은 빚을 보유한 사람의 재정적 상태이며, 그들의 소득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캐나다의 부채는 미국에 비해 훨씬 건전한 양상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집값이 하락할 경우 집주인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함으로써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주장 역시도 과장됐다고 말하며, 2016년을 기준으로 캐나다의 GDP 성장률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4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값하락이 전반적인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주택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급등했던 집값이 다시 원래대로 복귀한다고 해도 경제위기나 불황이 닥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집값이 하락해서 불황이 오는 것이 아니라, 불황이 올 때에 집값이 하락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높은 집값 수준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규모로 인해 향후 경기 불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불황의 정도가 예전에 비해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모기지 규모가 불어난 현 상황에서 연방 중앙은행이 무턱대고 금리 인상안을 제시하기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IBC는 “집값 안정을 위해 모기지 금리를 2% 올리는 것은 과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 금리를 그만큼 인상할 경우 모기지 채무자의 월 비용은 대략 25%까지 늘어나게 되는데, 이 같은 충격을 완화할 장치가 없다면, 소비 침체 등으로 인해 불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현재 경기 상승 시기임에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안을 실행시키지 못해 왔기 때문에, 훗날 경기 불황 시 금리를 낮출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경기 불황이 실제로 이어질 경우 그 여파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