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자유당 정부가 내년 대마초 합법화를 앞두고 현행 형법의 음주운전 처벌 규정과 경찰의 단속 권한을 대폭 강화한 개정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당 정부는 지난달 13일 대마초 합법 법안과 함께 음주운전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새 개정안은 “경찰이 음주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호흡 측정기를 통한 검사를 요구할 때, 운전자는 반드시 응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또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10년까지 징역형에 처한다는 엄한 처벌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관련, CBC 방송은 지난 2일 “법조계와 인권단체는 경찰에 일방적인 단속권을 부여한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는 도로 음주운전 단속에서 운전자는 호흡측정을 거부할 수 있으나, 앞으로 이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무조건 응해야 한다. 현행 연방 형법은 혈액 100 밀리 리터당 알코올 농도가 80밀리그램 이상인 경우 음주음전으로 규정하고, 경찰에 대해선 ‘운전자가 술을 마셨다는 분명한 의심이 갈 경우에만 호흡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개정안은 ‘분명한 의심’ 문구를 삭제해 호흡 측정 근거를 경찰에 무제한적인 권한을 준 것”이라며, “앞으로 위헌 소송이 줄지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캘거리의 데일 페도척 변호사는 “경찰이 집까지 찾아가 호흡 측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며, “납득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 요구를 거부하면 형법에 의거해 범법자로 기소된다”며, “특히 현재 사법제도의 기본인 '무죄 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도척 변호사는 현행 헌법에 못박힌 부당한 수색과 연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권리 조항'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거리 대학 법대의 리사 실버 교수는 “음주운전 재판에서 변호사들의 변론 수단을 빼앗는 것”이라며, “앞으로 무죄 판결 사례가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찬성하고 나섰다.
캘거리 경찰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운전자의 권리보다는 주민들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측은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면 음주운전 행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며, “연방 의회는 입법절차를 서둘러 개정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