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트루도 연방 총리가 7일에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 순방길에 나선 가운데, 이번 회의가 그의 외교력을 검증해볼 수 있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관계자들은 독일에서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담이 주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의 양자회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트루도 총리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에 열린 독일 의회에서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이른바 “미국 제일주의”원칙에 대해 강한 비판의 뜻을 밝힘으로써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트 대통령과 상당한 공방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암시한 바 있다.
그녀는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이틀 동안의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을 하는 자리에서 심지어 트럼프라는 이름을 언급도 하지 않은채 “이 세계의 문제가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간접적인 비판 의견을 밝혔다.
따라서, 회담 개최국인 독일은 “강한 국제공조와 기후변화 및 테러리즘에 대한 투쟁, 그리고 보다 활발한 국제통상” 등에 초점을 맞춘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분명한 대립각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 가운데 유일하게 파리 기후협약에 반대하며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 메르켈 총리와 트루도 총리를 포함한 나머지 6개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 기후협약을 준수하고 이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으며, 그 이후로 메르켈 총리는 다른 G20개국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시행해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의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졌으며 지난달에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유럽 정상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트루도 총리의 입장에서는 기후협약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메르켈 총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경제나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는 미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상반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직 캐나다 외교관이자 법률회사인 덴튼스의 선임 자문관이기도 한 콜린 로버슨은 트루도 총리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태도나 접근은 매우 독특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전세계는 저스틴 트루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하는 방식에 큰 인상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트루도 총리는 G7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약을 따를 것을 요구하면서도,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보다 인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이 파리협약 탈퇴를 발표한 이후 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미국의 주권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보호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트루도 총리가 국제사회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큰 관심의 대상이며, U.N이나 NATO, 그리고 국제무역기구 등과 같은 무대에서 G7 국가 중의 하나인 캐나다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캐나다 국제관계 연구소의 선임 분석학자인 데이비드 페리는 향후에 캐나다가 실질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하며 “트루도 총리가 지금까지 했던 말이 단순히 의전용 언급에 불과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것을 염두에 두고 했던 것인지 여부를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