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벨제비크씨는 곧 버나비의 에드먼즈 지역으로 이사를 갈 예정이다.
자신을 “자녀가 없는 대신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 독신여성”이라고 소개한 그는 혼자서 사는 것이 전혀 외롭지 않다고 밝혔다.
39세의 벨제비크씨는 혼자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파트너나 혹은 자녀와 함께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력을 어느 정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난주에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자료에 의하면 사상최초로 캐나다에서 벨제비크씨와 같은 독신가구가 전체 가구들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전체 캐나다 가구들 중에서 28.2퍼센트는 1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나 자녀와 함께 사는 커플로 구성된 가구나 자녀가 없는 커플가구, 편부모 가구, 대가족가구 등보다도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씨주에서의 1인가구의 비율은 캐나다 전국평균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BC의 사회학자인 유에 퀴안 조교수는 “1인가구가 증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이면서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며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혼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젊은 층들은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독신자 가구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나마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경우에는 집값이 매우 높은 것이 1인가구의 증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집값이 비싸지 않을 경우 1인가구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UBC 경제학과의 마리나 아드셰이드 교수는 “1인가구가 증가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내가 받은 인상은 이러한 가구의 변화가 단지 노령층에게서만 일어나거나 혹은 결혼연령이 늦어졌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40대와 50대, 그리고 60대 인구들 중에서 혼자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결혼하는 인구는 주는 대신 독신으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으며 이혼 뒤에도 재혼 대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드셰이드 교수는 최근에 혼자 살고 있는 딸이 차에 치어서 수술을 받고 두 달이나 회복기를 가져야 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그 사고가 1인가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50대 남성이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을 하게 되면 집에서 그를 보살펴 줄 아내가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날 경우 이들을 어떻게 돌봐줘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인 차원의 고민과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UBC의 사회학자인 나단 로스터 조교수는 “가구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현상은 이미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양상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혼자 살다가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는 삶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삶으로 간주됐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