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캐나다의 벤치마크 주택 가격이 1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토론토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주도해나갔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주효했다는 평가지만, 다시 급등할 위험이 잔존해 있어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캐나다부동산협회에 따르면 7월 전국 벤치마크 주택 가격은 전월에 비해 1.5% 하락한 60만7100캐나다달러(약 5억4600만원)를 기록했다.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의 주택 가격은 4.7% 내렸다.
연초 대비로는 캐나다 벤치마크 주택가격은 13% 오른 상태다. 토론토 주택가격은 18% 상승했다.
올해 초 토론토의 집값이 전년 대비 30% 이상 뛰면서 당국은 오름세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온타리오 주정부가 주택가격 오름세를 '지속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주택 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외국인의 주택 취득세 등 여러 조치를 도입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최저 수준을 유지하던 모기지 금리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캐나다 중앙은행은 7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토론토의 기존 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에 비해 5.4% 줄었다. 캐나다 전체의 주택 거래는 2.1% 감소했는데, 토론토의 주택 매매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밴쿠버 역시 브리티시컬럼비아주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취득세를 부과하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잠시 멈췄다.
하지만 7월 들어 기록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밴쿠버의 평균 집값은 이제 100만캐나다달러(약 8억900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토론토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토론토는 현지인 및 외국인 투자자가 많고 노동 시장이 견고하며 투기 수요가 있어 전반적인 수요가 높지만, 신규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바스코티아 토론토 지점의 데렉 홀트 자본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규제 강화로 매매에 타격을 가하는 방식으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수급이 빡빡한 시장 환경을 해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주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