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몹시 바쁜 한 해를 기록했는데 무엇보다도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그것도 두 차례나 인상시킨 것은 캐나다 경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연초에만 해도 중앙은행이 올해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 경제 전문가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캐나다 경제가 올해 상반기에 기록적인 호조를 보이고 이로 이한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스티븐 폴로즈 중앙은행 총재는 결국 여름과 초가을에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그 결과 현재 캐나다 금리는 1.00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하반기 들어 캐나다 경제가 주춤하는 기미를 보이게 되자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중단했으며 당분간은 현재의 경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관망세에 돌입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쏠려 있다.
폴로즈 총재는 지난 2014-15년에 발생한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를 두 차례 내린 것이 올해 들어 회복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의 금리정책에 있어서 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이 바로 미국의 금리정책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는 현재 1.00~1.25 퍼센트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긴축통화 정책을 쓰겠다고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것이 거의 기정 사실화되어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새로운 위원장이 될 제롬 파월 지정자는 내년 2월부터 세계 최대 무역대국인 미국의 통화정책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4년 간의 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현재 캐나다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을 들자면 바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개정이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을 비롯한 정책 수립기관과 경제학자들은 NAFTA가 캐나다에게 불리하게 개정될 경우 향후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그럴 경우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IBC 캐피탈 마켓의 에이버리 쉔필드 수석 경제학자는 “NAFTA 개정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난항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경제 역시도 하반기에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폴로즈 총재가 급하게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하며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내년 4월까지는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올림으로써 캐나다 달러의 가치가 1~2센트 가량 더 떨어지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까지는 미국과 캐나다 모두 당초 예상됐던 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 다시 말해서 경제성장 속도는 둔화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 된다.
몬트리올 뱅크 캐피탈 마켓의 벤자민 라이츠 선임 경제학자는 “캐나다 경제가 상반기의 폭발적인 열기에서 벗어나 둔화되는 기미를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듯이 국내총생산은 올해 3사분기에 1.7퍼센트의 성장세를 기록함으로써 2사분기의 4.3퍼센트에 비해 크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라이츠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간 기준으로 볼 때 캐나다의 경제는 매우 건강한 편에 속한다고 말하며 4사분기의 GDP 역시도 주춤한 수치를 보이겠지만 사실 이것이 정상적인 수준이며 올해 상반기의 성장률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도의 경제성장률이 2퍼센트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1퍼센트로 예상되는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해당된다.
몬트리올 뱅크의 선임 경제학자인 살 구아티에리씨는 “GDP가 다소 냉각된 것과는 달리 고용시장은 11월 한 달 동안에만 79,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정도로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며 “GDP가 중앙은행의 예상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향방은 경제성장률 보다는 고용상황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