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임기 중 오타와의 총리 관저에서 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1일 C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어떤 총리도 관저를 유지하는 데 국민 세금을 한 푼이라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임기 내내 그 집에서 살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취임 직후 보수 공사 때까지 관저 입주를 미루기로 하고 대신 인근 고급 단지의 주택을 임대, 가족과 거주하고 있다.
관저는 지난 1868년에 지어진 석조 건물로 지난 1951년 대대적 보수를 한 차례 거친 이래 제대로 보수 공사를 한 적이 없어 건물 전체가 낡은 상태다.
2008년 감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총리 관저는 '시급한' 보수가 필요하다는 진단과 함께 보수 비용이 총 1천만 캐나다달러(약 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방이 35개인 관저는 현재 구석구석이 노후, 쥐가 드나들어 오염돼 있고 배관이 낡아 물이 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장재 일부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돼 사용이 금지된 석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창문, 배관, 전기·냉난방 설비가 노후했고 특히 화재 대비용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서식스 가 24번지에 있는 관저는 트뤼도 총리의 선친인 고(故) 피에르 트뤼도 총리 재임 기간 트뤼도 총리가 어린 시절을 지냈던 '고향 집'이기도 하다.
역대 총리 중 관저에서 살지 않은 총리는 1950년대 이래 킴 캠벨 전 총리가 유일하며 트뤼도 총리는 두 번째가 되는 셈이다.
관저 보수에 대해 여야는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예산 편성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수당과 신민주당 등 두 야당 대변인은 이날 관저 보수가 필요하다면서 트뤼도 총리가 원하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