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당초의 공약과는 달리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기반시설 공사비 지불을 제 때에 지불하지 않고 연기하겠다고 밝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예산안에 의하면 적어도 올해 예정됐던 26억 7천만 달러의 사회기반시설 공사비가 지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년 역시도 21억 달러가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자유당 정부 소속의 아마르짓 소히 사회기반시설부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현금의 흐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며 “그렇다고 해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연방정부의 자금은 오직 공사업체나 기관이 예산을 집행한 이후에 영수증을 제출할 경우 이를 환급해주는 식으로만 운영이 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에야 정부의 예산이 집행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과 자금이 지불되는 기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며 “정부는 건설 기간을 통제하지 않으며 또한 영수증을 받는 시기와 프로젝트의 완공시기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사회기반시설부의 통계에 의하면 현재까지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회기반시설 공사건수는 4,100개가 넘으며 이를 통해 지출될 예정인 자금의 규모는 13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들 중에서 현재까지 지불이 끝난 돈의 액수는 4억 3천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부가 일단 공사가 끝난 뒤에 공사비를 업체등에게 환불해주겠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막대한 액수의 돈이 지불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와에 본부를 둔 정책연구기관인 Institute of Fiscal Studies and Democracy 소속의 전문가인 아즈파 알리 칸씨는 현재의 자유당정부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지출을 연기한 최초의 정권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런 현상이 갈수록 더 조직화되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기반시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은 자유당의 핵심적인 선거공약이었다. 통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망 공사를 늘리고 각 공동체를 위해 사회기반시설을 세우고,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방법을 좀 더 면밀히 점검하고 또한 해당 자금을 어떤 식으로 충당할 것인지를 살피고 점검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연방정부는 캐나다의 사회기반시설의 공사를 위해 향후 12년 이상에 걸쳐 총 1,800억 달러의 예산을 쓰기로 책정한 상태이다.
요크 대학의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 전문가인 제임스 맥켈러 교수는 분명한 비전과 계획이 갖춰져 있다면 해당 자금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하며 정부가 민간기업에서 행해지고 있는 철저한 계획과 기획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철저한 계획이 갖춰진 상태에서 분명한 아이디어를 갖고 민간기업들과 협력을 하게 되면 자금집행이 신속히 이뤄지고 따라서 프로젝트들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하지만 이번 정권에서는 이런 모습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켈러 교수는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공기관들이 매우 많다고 말하며 특히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자본들이 돈을 적절한 곳에 투자하기 위해 열심히 프로젝트들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여건을 감안할 때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캐나다 사회기반시설 은행은 사실상 별로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사회기반시설 은행은 최근에 이사회를 선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본격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맥켈러씨는 “돈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연금기관들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디어이다. 우리는 큰 지출에 대한 공약을 넘어서 우리의 생각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