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실태조사 9일간 일정 마쳐
유엔 인권위원회의 제임스 어나야 원주민 인권 특별 보고관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원주민 실태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어냐야 보고관은 이날 캐나다 원주민 거주 및 인권 실태 파악을 위한 9일간의 현장 조사 활동을 마친 후 오타와에서 한 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어나야 조사관은 현지 조사 결과 원주민 5명 중 1명꼴로 당장 수리가 필요한 열악한 주택에서 살고 있으며 자치지역 원주민 청소년 자살률이 캐나다 평균보다 5배 높은 충격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접 방문했던 한 마을에서는 올들어 6주일에 한 건씩 자살이 발생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나야 조사관은 "캐나다는 항상 인간 개발수준이 상위권에 속하는 국가로 꼽히지만 원주민들의 삶의 조건은 이보다 훨씬 낮거나 빈곤 국가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일부 마을들은 제3세계 국가 같은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 및 주 정부가 원주민 조약을 맺고 원주민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는 등 괄목할 만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전제한 뒤 "이런 긍정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한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어냐야 조사관은 "이번에 파악한 모든 것을 종합할 때 캐나다는 원주민 상황에 있어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원주민 아동을 강제수용했던 기숙학교의 상처가 "원주민 마을에 아직도 기나긴 절망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원주민 사회가 처한 열악한 사회 경제적 문제의 많은 부분이 그 경험과 직접 관련을 갖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어나야 조사관은 지난 7일부터 온타리오, 퀘벡, 브리티시컬럼비아, 앨버타, 새스캐처원, 매니토바 주 등지의 원주민 마을을 직접 방문, 원주민 대표들을 만나고 정부 관계자들도 면담했다.
어나야 조사관은 이번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년 9월 유엔 인권위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