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후 풀려나 …경찰, 경호 사고에 곤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의 토론회 연단에 환경론자 2명이 경호망을 뚫고 침입, 시위를 벌이는 '경호 사고'가 일어났다.
6일 오전(현지시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밴쿠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총리 초청 밴쿠버 상공회의소 토론회에 남녀 환경운동가 2명이 연단에 올라 즉석 시위를 벌이다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갔다.
이들은 하퍼 총리가 상공회의소 측과 30분 예정으로 문답식 토론회를 시작하자 곧 연단에 올라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하퍼 총리 뒤편에 섰다.
이들은 즉각 경호원의 제지를 받고 끌려나가 시위 순간이 불과 수초에 그쳤지만 총리의 경호망이 무방비로 뚫린 것이어서 경호를 맡은 연방경찰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장이 수습되는 동안 하퍼 총리는 "이런 일이 없으면 BC가 아니다"고 즉석 대응, 현장에 박수와 웃음을 유도한 뒤 예정대로 토론 일정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해 조사를 벌인 뒤 일단 석방했다. 경찰은 정식 체포 여부를 추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대인 이들은 숀 데블린과 샤이린 수피(여)로 신원이 밝혀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한 경찰 경호대가 참석자들과 보도진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색하는 경호를 폈으나 이들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검색망을 통과했다.
이들은 검은색 드레스 셔츠와 비자 차림에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모습으로 위장, 경찰이 행사 진행요원으로 착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블린은 행사장 침투 경위에 대해 "너무나 간단했다"며 "앞치마는 할인매장에서 7달러를 주고 구입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경찰은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취급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보완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총리실은 "경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하지 않겠다"는 짤막한 성명만 냈다.
그러나 캐나다보안정보국(CSIS) 출신의 보안전문가는 "짧은 순간의 현장이었지만 경찰을 바보로 만든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경찰로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지만 그나마 불행 중 매우 다행인 셈"이라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