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임박 속 다른 업종과도 갈등…정부 설득 시험대에
한국과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캐나다 자동차 업계의 강력한 반대가 막판 변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글로브앤드메일 등에 따르면 캐나다 자동차 업계는 양국 FTA가 자신들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의 이 같은 입장은 협정 타결에 따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다른 산업 분야와의 갈등도 심화시키고 있어 협정을 성사시키려는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양상이다.
현재 한-캐나다 FTA는 쟁점 사항들을 대부분 해소하고 사실상 서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캐나다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거세 캐나다 정부의 설득 능력과 경제 외교 성과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글로브는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와 달리 농업, 항공우주, 식품가공, 와인 및 주류업계는 FTA를 통한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며 정부를 상대로 협정 타결을 촉구하는 로비를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는 협정 타결로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6.1%의 수입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업계의 급속한 위축과 일자리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했다면서 캐나다에 같은 현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정부나 다른 업계에서는 한국이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FTA를 체결한 이후 캐나다의 대한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한국과의 협정이 계속 지연될 경우 시장 경쟁력을 심각하게 상실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로 한-미, 한-EU FTA 발효 이후 캐나다의 대한 수출은 30% 격감, 15억 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업계가 협정을 극구 반대하는 데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통상 전문 로런스 허먼 변호사는 "중요한 무역 협정이 문자 그대로 특정 업계의 볼모가 돼 있다"면서 "그들은 미국의 자동차 업계도 동의했던 협정을 반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동차 업계가 최근 수년 사이 정부 구제금융 혜택도 받았다고 상기하고 "보조금과 구제 금융 지원에 FTA 저지까지 나서면서 모든 것을 가지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캐나다 최대 식품업체인 메이플리프 푸드의 마이클 멕케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농식품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캐나다는 더욱 빠른 속도로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고 캐나다낙농협회 존 매스홀 회장은 "한국 시장에서 우리는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는 미국에 8%포인트 만큼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항공우주산업협회 짐 퀵 회장도 한국이 잠재적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면서 항공우주 교역에서 8%의 관세 철폐는 국내 업계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