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편견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캐나다 법무부 장관이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을 편향적으로 묘사한 이메일로 또 구설수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피터 맥케이 법무부 장관은 최근 부내 직원들에 보낸 두 건의 이메일에서 "엄마들은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고 출근하고 아버지들은 차세대 지도자 교육에 여념이 없다"는 요지로 남녀 역할에 대해 대조적인 견해를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맥케이 장관은 지난달 11일 어머니날을 맞아 부내 직원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늘 아침 상당수 여러분들은 기저귀를 갈고 점심 도시락을 싸주거나 아이를 탁아시설에 보내고 나서도 저녁 식사에 대해 생각하면서 출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케이 장관의 이 이메일은 어머니날을 맞은 여성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취지로 받아들여져 당시에는 별 탈이 없었으나 한 달여 뒤인 지난 15일 아버지날에 발송한 남성 직원 대상 이메일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아버지날 이메일에서 맥케이 장관은 가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아버지들은 "다음 세대 지도자들의 사고와 미래를 형성시키느라 고심한다"고 썼다.
이어 그는 "우리가 평생 아이들에 끼칠 막대한 영향을 생각하면 막중하기만 하다"며 "우리의 말과 행동, 본보기가 그들의 형성에 큰 몫을 한다"고 말했다.
그의 상반된 이메일은 특히 자녀 양육과 미래에 여성이 어떤 역할과 영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어 비판이 가중되고 있다.
처음 부내 논란으로 번지던 두 건의 이메일은 직원 몇몇이 언론기관에 유출하면서 이날 세간에 공개됐다.
물의가 일자 맥케이 장관과 장관실은 쏟아지는 언론의 해명 요구에 함구했으며 대신 대변인의 이메일을 통해 "장관은 캐나다 국민을 대신해 법무부와 사법정의 실현에 애쓰는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할 기회를 가지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타와 정가와 언론에서는 "이 시대 자녀양육은 아버지가 기저귀를 갈고 저녁 식사 준비도 할 만큼 부모 역할이 변모했다"거나 "장관이 현대 캐나다를 잘 모르는 모양"이라는 비난과 냉소가 무성했다.
앞서 맥케이 장관은 지난 19일 사법부에 여성 판사가 적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여성은 아이들에 더 매달리는 기질이 있기 때문에 판사직 진출 시도가 적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불렀다.
Minister of Justice and Attorney General of Canada Peter MacKay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