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군내에서 여군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만연돼 있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군내 '성적 비행 및 학대' 조사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군이 여군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관행이 일상화, 구조화한 조직문화로 오염돼 있다고 밝혔다고 캐나다 언론이 전했다.
마리 데샹 전 대법관이 주도해 외부 독립 조사기관으로 활동한 이 위원회는 전국 병영 현장에서 심층 인터뷰 조사를 실시, 이날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군은 성적 농담이나 비속한 표현, 원치 않는 신체 접촉에 일상적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병영에서 성폭행이나 계급이 다른 남성 부대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도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군뿐 아니라 영내 동성애자들도 같은 상황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성폭행 사례의 경우 계급 차이에서 비롯되는 권력관계를 악용하거나 징벌과 조직 추방 위협을 동원하기도 했다"며 "한 부대원이 입대 이후 문제를 겪지 않은 여군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문제가 만연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군이 겪는 성적 학대는 훈련병으로 입소할 때부터 시작되며 사후 불이익을 의식해 훈련 교관의 행동을 보고,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비속어가 흔하게 사용되는 등의 현실이 반복되면서 여성 병사들은 결국 부당한 성적 행동에 무감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성폭행이나 성희롱의 상당수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자신의 진로나, 보고 내용의 비밀이 지켜지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고위직 상관들은 문제의 실상과 정도, 구성원들의 괴로움을 모르고 있으며 이는 결국 캐나다군 전체의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위원회는 군이 문제의 구조적 성격을 인식하고 군의 일원으로서 여군의 지위가 보장되도록 군내 독립 신고 기구 설치 및 병영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톰 라슨 합참의장은 "신뢰와 동지애가 기초인 군에서 여군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장단기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