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 수용소들을 위해 인도적인 원조 차원에서 추가로 1억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자국내 시리아 난민의 추가 수용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동안 캐나다의 보수당정부는 2주일 전 터키해안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의 3세 난민 어린이의 사진이 공개되고 세계 여러 나라가 수천명씩 추가로 난민 수용 계획을 발표하는데도 침묵을 지켜왔다.
캐나다 정부는 2014년 1월 이후 겨우 2500명의 난민만을 받아들여 세계 여론의 심한 질타를 받아왔다. 2011년 시작된 내전으로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은 현재 400만명이 넘는다.
하퍼 정부는 지난 1월 앞으로 3년간 1만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8월초에는 4년동안 1만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자유당의 전임수상 장 크레티앵은 몇개 신문에 공개서한을 보내 "시리아 위기에 대해 너무도 냉혹한 처사이며 캐나다 국민과 전 세계인의 눈에도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난민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으며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도 어떤 제한선을 두지 않은 채 난민들을 환영해 세계의 칭송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때마다 진보적이며 평화를 수호하고 앞선 이민정책을 쓰던 캐나다가 어떻게 된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크레티엥은 편지에서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는 오래전부터 난민과 망명자들에게 어떤 민족이든 가리지 않고 문호를 개방하는 전통을 자랑해왔지만 10년전쯤 보수당이 집권한 이후 수용인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과거 난민관련 위기가 닥칠 때마다 캐나다는 수용 난민 수를 재빨리 재조정하고 많은 인원수를 받아들였다.
1990년대 말 코소보에서 5000명을 항공편으로 데려왔고,1972년 우간다에서는 5000명, 1979~1980년 베트남에서는 6만명을 받아들여 정착시켰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캐나다에 도착한 난민은 무려 120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하퍼총리가 취임한 2006년 이후로 난민 수용은 더 급격히 줄어 그 전해였던 2005년의 3만5775명에서 지난해에는 2만3286명으로 줄었다.
유엔통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2000년 난민수용 5위 국가에서 지난해에는 15위로 떨어졌다.
오는 10월 19일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하퍼는 캐나다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군사적 임무를 강조하면서도 최근 몇주일간의 난민 수용 요청은 걸러내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