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함께 공식 출범한 캐나다의 자유당 내각은 역대 내각 중 가장 파격적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남녀 15명씩 동수로 이루어진 각료 구성이 역대 최초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고 10개 주와 북부 3개 특별 준주(準州) 출신 인사를 모두 망라, 전국적으로 완전한 지역 안배가 이루어진 점도 눈길을 끈다.
트뤼도 총리는 여성의 내각 진출을 애써 배려한 데 대해 "시대가 2015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소수 인종, 특히 원주민 출신 의원들도 주요 부처에 등용해 이전 보수당 정부에 비해 원주민을 배려한 흔적이 두드러지고 정치 신인과 이민자 출신을 과감하게 발탁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연령대도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의 최연소 여성인 30세에서부터 6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면서 주요 부처 요소요소에는 전직 각료 출신의 거물들을 배치했다.
핵심 부처 각료 중에는 민간 기업 출신의 빌 모르노(53) 재무장관이 의외의 발탁으로 관심을 집중시켰고 지난 2008년 선거 패배로 대표직을 물러난 스테판 디옹(60) 전 자유당 대표가 외교부 장관을 맡아 시선을 끌었다.
모르노 장관은 자유당 정부의 최대 공약인 부자 증세 및 중산층 감세를 위한 세제 개편 작업을 이끌 주역으로 캐나다 최대 인력개발 기업 대표이자 유수 민간 경제연구소 C.D.하우연구소 대표를 역임했으나 공직 경험은 전혀 없다.
또 디옹 장관의 등장은 지역이나 쌍무 관계 중심으로 미국과의 기계적 공조에 익숙했던 이전 외교 정책노선에서 유엔 등 다자 국제 관계에 치중하는 자유당 전통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역시 화제의 중심인 하지트 싱 사잔(45) 국방장관은 5살 때 이민 온 인도계로 아프가니스탄과 보스니아 파병 경력에다 베테랑 경찰 간부로도 11년간 봉직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당장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참여하고 있는 캐나다 공군 전투기 부대 철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으로 법무장관에 기용된 조디 윌슨-레이볼드(44) 의원은 원주민 부족 대표 출신의 법조인으로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할 파격적 발탁이라는 평이고, 시리아 난민 2만 5천 명의 연내 수용 공약 이행을 과제로 앞둔 존 맥컬럼(65) 이민부 장관은 이전 자유당 정부에서 여러 차례 각료를 지낸 당내 거물급 의원에 속한다.
여성 각료 중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직을 맡은 캐서린 맥케나(44) 의원은 오타와 변호사 출신의 초선으로 기존 환경부에 기후변화 업무를 주요 분야로 더해 개칭한 새 부처를 맡아 자유당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이끌게 된다.
또 언론계 출신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47) 대외통상부 장관도 중책을 맡아 자유당 여성 각료의 상징 인물이 됐다.
민주제도부 장관으로 기용된 메리엄 몬세프(30) 의원은 부모를 따라 20년 전 캐나다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녀 출신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이번 내각에서 최연소 장관의 기록도 세웠다.
새 내각은 이날 오후 선서 및 취임식 후 총독 공관에서 트뤼도 총리 주재로 상견례를 겸한 첫 각료 회의를 하고 공약 이행 방안과 정책 과제를 확인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