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남성 용의자 구금…"집에서 남동생 2명 쏜 뒤 학교로 향해"
시장 직무대행 외동딸인 교사도 총격에 숨져
캐나다에서 26년 만에 최악의 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22일 캐나다 서부 평원 지대인 서스캐처원 주의 한 고등학교 등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4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10대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은 이날 오후 1시 서스캐처원 주 북부의 라 로슈에 있는 학교에서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연방경찰의 모린 레비 총경은 "현재까지 사망자는 4명"이라며 부상자 수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AP는 부상자 수를 2명으로 보도했으며, 로이터와 AFP는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이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사건 관련 특별 브리핑을 통해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지만, 이후 캐나다 경찰이 사망자 수를 4명으로 정정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라 로슈의 시장 직무대행인 케빈 잰비어의 외동딸도 포함됐다.
잰비어는 AP에 23살인 자신의 딸이 이번 총격 사건으로 숨졌다면서 교사로 일한 딸과 용의자가 일면식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자신의 집에서 남동생 두 명에게 먼저 총격을 가한 뒤 학교로 향했다"고 말했다.
용의자 가족의 지인도 로이터통신에 "두 동생을 쏜 남성이 학교로 간 뒤 교사와 소녀들에게 총질을 해 4명이 숨졌다"며 "사건 당시 용의자의 엄마는 일을 하러 나간 상태였고 할아버지도 쇼핑을 하러 외출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4명 가운데 용의자의 동생들이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AP는 "학교에서 몇 명이 사망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브래드 월 서스캐처원 주지사에 따르면 총격은 7∼12학년(중고등 학년) 학급에서 발생했으며, 사건 직후 학교가 폐쇄됐다.
용의자는 학교 밖에서 체포돼 현재 구금 중인 상태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과 동기 등 구체적인 사항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은 "'산탄총이다'라는 고함이 들렸고 이후 총소리가 나 탈출하려고 뛰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1989년 몬트리올의 이공학교(에콜 폴리테크니크) 총기난사 사건 이후 26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시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선 25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대학생 14명이 숨진 바 있다.
캐나다는 미국보다 총기 규제가 엄격해 총격 사건은 드물게 일어나는 편이다.
사건이 발생한 라 로슈의 주민 수는 약 3천명이며,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의 후손들이 주류다. 총격이 일어난 학교 학생 수는 약 900명이며 유치원생부터 12학년(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까지 있다.
로이터통신은 2011년 기준 라 로슈의 실업률은 20% 이상 될 정도로 높고 라 로슈가 속한 서스캐처원 주의 가정폭력 사건 발생 빈도가 캐나다에서 가장 높다고 전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