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출범한 캐나다 자유당 정부가 12일 출범 100일을 맞았다.
쥐스탱 트뤼도 대표를 내세워 보수당 정권 10년을 종식시키고 제3당에서 단숨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자유당은 총 184개 공약을 앞세우며 '진정한 변화'와 '따뜻한 정치'를 약속해 왔다.
정가와 언론계는 정치적 허니문 기간인 집권 100일 간 트뤼도 총리의 실적이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편이다.
CTV는 이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트뤼도 정부 100일에 'B학점'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당 정부는 집권 직후 지난해 12월 대표적 공약인 부자 증세 및 중산층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편을 단행했다.
또 이달 들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참여해온 공군 전투기 6대의 철수 일정을 확정하는 등 공약 이행에 주력했다.
또 하나의 간판 공약으로 내세웠던 시리아 난민 2만5천명 수용 약속도 규모와 일정을 조정했지만, 적극 이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원주민 사회가 끈질기게 요구해온 아동 기숙학교 피해 실태 조사를 전면 수용하고 환경 정책의 변화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CBC방송에 따르면 전체 공약 가운데 지금까지 19개가 완전 이행됐고 2개가 수정 이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은 정권 출범 초기여서 실적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시기여서 비판이나 질책보다는 희망이나 기대의 분위기가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부자 증세 등 대표적인 자유당 정책에 대한 부작용과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습도 나오기 시작한다.
가령 새로운 세제에 따라 상위 1%에 해당하는 연간 소득 20만∼22만 캐나다달러(약 1억7천만∼1억9천만원) 이상 계층에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부과하는 세율이 50%가 넘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세 회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적자 재정을 통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사업을 벌여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당초 공약보다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토론토에서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올여름 방학 기간 학생층의 여름 일자리 창출을 위해 1억1천300만 캐나다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정치평론가는 새 정부 100일을 평가하면서 "나는 자유당 지지자도 아니고 유권자가 자유당을 선택한 것을 그리 반기지도 않는 입장"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럼에도 괜찮은 점수를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