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나씨
2021 민초해외문학상 수상자로 독일 거주 시인 유한나(사진)씨의 시 ‘어떤 용돈’이 선정됐다.
올해 민초문학상은 코로나로 열리지 못한 지난해 행사와 함께 13,14회를 동시에 치르게 됐다.
올해 공모작 심사는 김후란 시인(심사위원장, 한국예술원 회원), 김봉군 박사(전 한국평론가협회장), 신현운 시인(계간지 연인 발행인) 등이 맡았다.
수상작은 유한나씨의 시집 ‘라인강의 돛단배’에 실려있는 시로 모처럼 고국을 방문했을 때 팔순 노모가 50의 딸에게 사랑이 담긴 용돈을 쥐어주었고, 그 돈이 너무 소중하여 쓰지 못하고, 자신의 딸에게 물려주려는 모정(母情)을 그렸다.
심사위원들은 작품평에서 “섬세한 감각과 지성으로 깊은 인간적 교감과 연민을 노래한 작품으로 삶의 존귀함을 새삼 깨우치게 하는 우수작이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화여대 독문학과 석사, 독일 마인츠대 한국학 강사. 유럽동포신문 유로저널 기자 출신으로 라인강의 돛단배 외 시집 2권, 라인강의 초록나무외 수필집 3권을 출간한 바 있다.
민초문학상은 지난 2008년 이유식 시인(민초는 이 시인의 호)이 해외 거주 한인문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조국의 전통문화를 보존,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자 사재를 털어 제정한 상이다.
*이유식 민초문학상 제정자
민초해외동포문학상 시부문 심사평
13회,14회문학상 대상 대상 수상자 독일. 유 한나 시인
김 후란 시인(심사위원장) : 한국예술원 회원, 서울 문학의 집 이사장
김 봉군 박사 (심사위원) : 전 한국평론가혀회 회장. 케토록대학 문과대학장
신 현운 시인 : 인기 문예지 연인 계간지 발행 대표
한 시인의 진실한 영혼이 담긴 시는 읽는 이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 중에도 외국생활을 하고있는 분들의 시를 통해 새롭게 인식되는 세계는 특히 뜻깊게 공감되는 것이다.오랜 전통을 가진 민초해외동포문학상 시부문 올해의 응모작 중에 마지막까지 주목된 몇분의 작품을 읽으면서 잔잔한 시적 감동이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힘든 타국 생활이 그들 나름대로 외로움과 기쁨과 보람의 길임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런 중 에도 뜻있는 삶의 표출이기에 작품을 읽는 동안 각별한 감회에 젖었다.
대상 수상자 유 한나 시인에게 축하를 드린다. 코비드 19이란 역경 속에서도 해외동포들이 우리 문화 창달과 발전을 위한 노력에 기쁨과 감사를 드리며 간단한 심사평을 해본다.
수상작은 <라인강의 돛단배> 시집으로 이 중<어떤 용돈>을 수상작으로 선했다. 모처럼 고국방문을 했을 때 팔순 노모가 50의 딸에게 사랑이 담긴 용돈을 쥐어주었고 그 돈이 너무 소중하여 쓰지 못한 시인은 자신의 딸에게 물려주려는 모정(母情)을 그려 가슴 뭉클하게 했다. 섬세한 감각과 지성으로 깊은 인간적 교감과 연민을 노래한 이 작품에서 삶의 존귀함을 새삼 깨우치게 하는 우수작이다.
유 한나 시인 대상수상 소감
축하합니다´라는 메일 제목으로 민초해외동포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뽑혔다는 기쁘고 놀라운 소식을 민초 선생님이 직접 보내주셨습니다.
유럽의 울창한 숲에 가려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꼬불꼬불 좁은 오솔길과 같은 모국어 창작의 길을 외롭게 걸어온 것 같았는데 지켜보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생각에 마음 든든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늘도 어느 오솔길에서 모국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는 유럽 동포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독일에 살면서 한글로 문학 창작 작업을 하며 몇 권의 시집과 수필집을 펴냈던 것은 모국에 있는 어머님을 비롯한 가족 친지, 친구들과 삶을 나누고 소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부모와 조부모를 따라 독일에 뿌리내리며 사는 자녀들과 손주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정신 유산, 문학 유산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이번에 팔순 어머니가 주신 용돈에 감동하여 쓴 <어떤 용돈>이 수상작으로 뽑혔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멀리 독일에 사는 딸을 위해 기도와 사랑을 쉼 없이 부어주신 어머니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안겨드립니다.
부족한 시 작품을 소망의 눈으로 읽어주시고 뽑아주신 시인 김후란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해외 동포 문인들을 격려해주시기 위해 민초해외동포문학상을 제정하여 지원하시는 시인 민초 이유식 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이 문학상을 제정하신 고귀한 뜻대로 독일과 유럽 거주 한인 동포들의 정서 함양에 힘쓰고, 모국어 문학창작 작업과 민족 문화가 2세 3세들에 계승, 발전되도록 더욱 정진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상 수상작품
어떤 용돈
유한나 : 독일
한국에 사시는 팔순 어머니가
잠시 고국에 들른 오십 살 넘은 딸에게
슈만의 부인 클라라 얼굴이 박힌
100유로 지폐 두 장을 건네주신다
``너를 위해서만 이 용돈 쓰거라.´´
한국 돈으로 약 25만 원.
결혼 후 누구에게서도 받은 적 없던 용돈
내가 메고 다니는 가방의 열 배나 비싼
명품 가방 살 만한 돈.
내가 입는 티셔츠의 열 배나 비싼
멋진 옷 한 벌 살 만한 돈.
너무 귀한 그 용돈
나만을 위해 쓰기 아까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내가 팔순 되는 나이에
어머니가 주신 그 용돈
``너를 위해서만 이 용돈 쓰거라´´하며
오십 살 넘은 내 딸에게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