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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법륜 스님 캘거리 방문 및 강연 John Dutton Theartre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4-11-09 (일) 01:29 조회 : 55587
글주소 : http://cakonet.com/b/B07-172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100 강연  73번째 강연이 캐나다 캘거리(Calgary)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Calgary)는 앨버타 주 남부 지방의 고원 지대에 있으며, 옆으로 보우강이 흐르고 있고, 록키 산맥으로부터는 80km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인구가 세번째로 많은 도시이며,캘거리가 속한 앨버타 주에서는 가장 큰 도시입니다. 인구는 대도시권이 약 120만명 정도이며, 약 12,000명 정도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캘거리는 여러 겨울 스포츠와 환경 친화적인 산업, 관광 그리고 록키 산맥의 높은 산들로 유명한 도시인데, 록키 산맥에 있는 밴프 스키장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캘거리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1988년 동계올림픽이 이곳에서 개최 되었습니다. 캘거리의 경제는 석유를 비롯한 자원산업과 농업과 목축업을 포함한 1차 산업, 관광업, 첨단산업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국제적인 석유 채굴의 중심지로 백여 개의 석유 및 천연가스회사들이 캘거리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날씨는 대체적으로 겨울이 길고, 4월이나 5월까지 눈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 오늘 이동 거리 : 밴쿠버 -> 캘거리, 1000km

   [구글 지도 보기] https://goo.gl/maps/o2B9X

 

오전 5시30분에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캘거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6시에 공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오늘 캘거리 강연에는 북미주 서부 지구의 신수지 지구장님만 동행하고, 묘덕법사님은 밴쿠버법당에서 밴쿠버 정토회원들과 함께 일일 나누기 수련을 하기로 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밟고 운전 봉사를 해준 최영환님과 벤쿠버정토회 박은선 총무님께 수고했다고 하시면서 내년에 또 보자고 인사하였습니다. 

 


▲ 공항까지 운전 배웅을 해준 최영환님과 밴쿠버정토회 박은선 총무님

 

그리고 숙소와 식사를 제공해준 박경미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캘거리행 Gate로 들어왔습니다.

 


▲ 밴쿠버에서 숙소와 식사를 제공해준 박경미님과 아들

 

비행기를 타기 전에 Gate 앞에서 스님께서는 한국에서 급하게 요청한 원고 교정을 보셨습니다.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2시간 30분을 비행하여 캘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시차로 인하여 현지시간은 11시30분이었습니다. 출구로 내려오니 캘거리 열린법회 담당자인 오선주님과 강연준비 자원봉사자 김미연님이 반갑게 뛰어오면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오선주님은 3년 전 밴쿠버 강연 때도 가족들과 함께 로키산맥을 넘어 12시간을 운전하여 스님을 뵈러 오기도 하였는데, 이번에는 스님께서 직접 이곳까지 방문해 주심에 감격하여 울먹이다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인 강유신님도 스님께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 캘거리열린법회 담당자인 오선주님(왼쪽)과 강연 준비를 도와준 김미연님(오른쪽)

 

이렇게 한바탕 반가운 마음을 나누고 오늘 숙소인 강유신 오선주 부부의 집에 도착하니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고 있는 캘거리열린법회 회원님들이 반갑게 환영해주면서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올렸습니다. 1시간 시차로 인하여 이른 점심 식사를 하고 잠깐 원고 교정을 보신 후에 잠시 시간을내어 강유신님의 안내로 로키 산맥에 있는 밴프(Banff)국립공원을 방문하였습니다. 

 


▲ 스님께 삼배를 올리는 캘거리열린법회 회원들

 

밴프(Banff)는 캘거리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관광도시로서, 캐나다 로키산맥의 관문이 되는 곳입니다. 로키산맥은 남북으로 3,500km로 뻗어 있고 동서로도 폭이 400km에 달하는 거대한 산맥입니다. 캘거리에서 로키산맥으로 가기 위해서는 캐나다의 등뼈 역할을 하는 Trans Canada 하이웨이를 타야 합니다. 이 도로는 서쪽 해안 도시인 밴쿠버에서 캘거리를 거쳐 동부의 토론토 퀘벡을 거쳐 서쪽 대서양까지 이어집니다.

 


▲ 밴쿠버에서 퀘벡까지 이어지는 Trans Canada 하이웨이 

 


캘거리를 출발한지 40여분 지나자 로키산맥의 거대한 모습이 눈에 잡히듯 드러납니다. 로키산맥 인근은 공기 오염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100킬로미터 떨어진 캘거리에서도 로키산맥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는데 가까워지니 눈 덮힌 산들이 더욱 선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산소를 통과하여 15분 정도 지나자 밴프타운을 대표하는 캐스케이드산이 우람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이가 2,998m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올라가서 손을 들면 3,000미터가 된다고 합니다. 

 


 

밴프로 들어와 첫번째 방문한 곳은 밴프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건물입니다. 원래는 밴프 시청사였는데 지금 관리사무소로 쓰인다고 합니다. 이 건물 정면에서 쭉 뻗은 길이 밴프와 Trans Canada 하이웨이를 연결하는 밴프 애비뉴입니다. 그 길의 끝은 캐스케이드산이 떡 버티고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캐나다 로키에 온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밴프에 있는 빙하 호수인 미네완카 호수와 투잭 호수에도 잠깐 들렀습니다. 스님께서도 어린 시절 물가에서 놀던 기억이 나는 듯 미네완카 호수 물에 손을 담가보시더니 매우 차다고 하시며며 몸을 떨으셨습니다. 보기엔 일반 호수와 같지만 빙하가 녹아 생긴 물이라 상당히 차갑습니다.

 


▲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미네완카 호수

 

투잭 호수에서는 런들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한양행이란 회사가 '우리 강산 푸르게' 란 문구로 광고를 할 때 그 배경으로 나온 산이 이 산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짧은 로키산맥 투어를 마치고 강연 장소가 있는 캘거리 시내로 부지런히 달려갔습니다.

 

5시에 캘거리 다운타운에 있는 한국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에 강연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캘거리 시내에 있는 도서관에 딸린 John Dutton Theartre입니다. 길을 건너는데 벌써 강연장을 찾는 분들이 스님을 알아보고는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강연장에서도 봉사자들과 눈을 맞추면서 인사를 한 후 스님께서는 대기실로 이동해 원고를 보셨습니다. 잠깐의 틈만 있으시면 스님께서는 새책 원고교정을 보시고 계십니다. 

 


▲ 오늘 강연장, John Dutton Theartre

 

강연시간 30분 전인데 벌써 400석 객석의 3분의2가 찼고, 책도 거의 다 판매되어서 오늘 강연에 대한 캘거리 교민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며칠 전 이곳에서도 눈이 와서 어제까지 날씨가 아주 추웠는데 오늘 날씨가 화창해지고 온도도 올라가 따뜻해지자 봉사자들도무척 기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6시 20분이 되자 스님 소개영상에 이어 캘거리 교민들이 뿜어내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으면서 스님께서 연단에 오르셨습니다. 강연이 시작되고 나서도 계속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총 520명이 참석하여 어제 밴쿠버 강연에서 세웠던 참석자 수와 맞먹었습니다. 지금까지 73번의 강연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오늘 참석했습니다. 복도에 앉거나 옆에 서거나 뒤에 서서 강연을 들어야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스님께서는 캘거리에 온 반가운 마음을 나누시며 야단법석을 마음껏 해보자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캘거리에는 처음와 봅니다. 여러분들도 처음 뵙게 되었는데요. 벤쿠버는 몇 년 전부터 몇번 다녀갔는데 그 때마다 가끔씩 캘거리에서 사시는 분이 10시간, 11시간 자동차를 타고 오신 분들이 계셨어요.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로키산맥을 넘어 왔데요. 그래서 로키산맥도 구경할겸 한번 가볼까 이런 생각을 했지만 너무 멀어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세계 100회 강연을 마련하면서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장소를 빌리고 강연 준비를 해주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박수를 한번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는 야단법석이예요.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으시면 돼요. 스님한테 이런 것 물어도 되나 이런 생각하지 마시고 뭐든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정답 찾기를 하면 안돼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냥 대화를 하는 겁니다. 이 대화를 통해서 우리의 무거운 마음이 좀 가벼워지고, 어두운 마음이 좀 밝아지고, 고뇌가 좀 적어지고, 행복이 좀 커지고, 웃음이 좀 많아지고, 의문이 좀 풀리는,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거예요. 그래서 즉문즉답이 아니고 즉문즉설이라고 합니다. 답이 아니라 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대화를 통해서 진실을 규명해가고 행복을 향해 조금씩 한발한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질문서를 만드는 게 아니고 지금 바로 즉석에서 문제를 던져서 대화를 나눠보는 자리입니다. 자, 그럼 시작합시다.“

 

그러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총 10명으로부터 질문이 있었고 강연 시간도 2시간 50분이 되었습니다. 청중들과 교감 속에서 나오는 스님의 지혜로운 대답에 처음부터 웃음이 빵빵 터지면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끔 게을러지고 기대치에 못미쳐서 괴로울 때가 많은데 스님께서는 부지런하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 묻는 22살 대학생, 연애를 여러차례 해보면서 공통적으로 후회되는 한 가지가 평소에는 잘해주다가 상대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폭발해 버리는 건데 앞으로 이런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딱히 종교를 믿지 않으면서도 영적인 것을 어떻게 키워갈 수 있을지 묻는 분, 며칠 전에 외할아버지가 한국에서 돌아가셨는데 어머님은 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배우자는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생각해서 서로 불편함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분, 학생 비자로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데 여기가 너무 좋아서 워킹비자를 받아서 1년 더 있고 싶은데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괜찮을지 묻는 분, 나이가 좀 많이 되었는데 올해도 그냥 시간이 지나갈 것 같아서 잠도 안 오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묻는 분, 10년 전에 아이 아빠가 죽은이후로 그 쇼크가 아직도 가슴 밑바닥에 남아서 머리가 터질 정도로 아플 때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이 고통을 지켜볼 수 있을지 묻는 분, 마누라가 교회를 꼭 나갔으면 좋겠는데 절에만 나가서 “우리 마누라 교회 데리고 오면 현상금 천불 준다” 고도 했는데 그래도 안 가서 어떻게하면 부인을 교회에 데려올 수 있는지 묻는 분, 워킹홀리데이로 이곳에 와서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행복하고 즐겁게 연애하라고 한마디 조언을 해달라는 분 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스님께서는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모든 답변들이 즐겁고 유익해서 다 소개하고 싶을 정도였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욕심을 내려놓았더니 마음은 편안해졌는데 의욕을 잃고 멍청해지는 것 같아 고민인 중년 여성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중년의 아줌마입니다. 어렸을 때는 의욕도 많고 잘 웃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사회에 나와서 열심히 살다가 나이 50이 되어 다시 제 얼굴을 봤는데 사납고 욕심도 많고 피곤에 지쳐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 모습이 갑자기 너무 싫어져서 방향을 바꿔보자고 생각을 했고,열심히 노력한 끝에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 웃음도 생기고 편안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있는 반면에 어느 순간에는 의욕을 다 잃어버리고 멍청하게 앉아 있고, 그냥 창밖만 바라보고 있고, 누가 불러도 잘 안나가는, 그런 내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욕심만 내려놓자고 했는데 내가 하고자 하는 것까지 내려놓아져 있더라구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하고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의 앞뒤 말에는 모순이 있어요. 바깥에서 불러도 잘 나가지도 않고 멍청하게 천장만 쳐다보고 있는데 어떻게 얼굴에 웃음끼가 생길 수 있어요? 말이 안맞는 것 같네요.” 

 

“생각을 많이 놓아버리니까 그 웃음이 행복한 웃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건 멍청한 것이지요. 전에는 쫓겨다니다가 지금은 멍청해진 것이지요. 오십보 백보네요. 아직 지평선 위로는 못올라오고 밑에서만 놀고 있는 거예요. 한번은 쫓겨서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한번은 쫓겨다니지 말아야지 하고 멍하게 앉아있는 겁니다. 

 

밥 먹고 싶다는 것은 욕심이 아니예요. 배고프면 밥 먹으면 되는 되죠. 중생 세계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욕구에는 세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생존적 욕구입니다. 배고프면 먹으려고 하고 졸리면 자려고 하고 추우면 따뜻한 곳을 찾고 더우면 시원한 곳을 찾는, 이런 것을 생존적 욕구라고 해요. 이것을 사회적 용어로 표현하면 ‘기본적 욕구’라고 해요. 기본적 욕구는 충족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충족이 안되면 인간에게는 고통이 오는데 이것은 생존에 따르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이런 기본적 욕구는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상대적 욕구가 있어요.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남보다 더 많이 갖고 싶다,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싶다, 더 좋은 옷 입고 싶다, 더 편하고 싶다, 이것은 상대적인 욕구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대적인 욕구는 끝이 없어요. 비교에 의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라고 정해질 수가 없는 거예요. 내가 10만불을 가졌을 때 주위가 다 1만불 밖에 안가지고 있으면 만족을 해요. 그런데 주위가 다 100만불을 갖고 있으면 내가 굉장히 가난한 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100만불을 갖는다고 해도 다시 주위가 1000만불을 갖고 있으면 나는 역시 빈곤한 것이 됩니다. GDP가 4만불이 되고 10만불이 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예요. 이것은 항상 비교에 의해서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행복도를 높이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첫째는 사회제도적으로는 빈부격차가 적은 것이고, 둘째는 개인의 기대치가 적으면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 중에서도 행복도가 아주 높은 나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인 욕구는 절제를 할 줄 알아야 해요. 이것은 끝까지 따라 가봐야 영원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에서 스스로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사회적으로도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해줘야 합니다. 

 

세 번째 욕구는 과욕입니다. 만약 과식을 했다면 입은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몸에는 나쁘잖아요? 과음을 했다, 과로를 했다, 이것은 다 과욕이고 자기를 헤치는 겁니다. 개인은 과욕을 버려야 하는 것이고, 제도적으로는 과욕을 부리지 못하도록 규제를 해야 합니다. 

 

이 과욕을 세상에서는 ‘탐욕’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적 욕구는 ‘욕망’이라고 부릅니다. 생존적 욕구는 ‘기본 권리’ 라고 부릅니다. ‘기본 권리’는 보장해야 하고 ‘욕망’은 절제를 해야 하고 ‘탐욕’은 규제를 해야 돼요. 그런 기준에서 질문자가 탐욕을 부렸다면 버려야 하고, 욕망을 쫓았으면 끝간데 없이 가니까 절제를 할 줄 알아야 하고, 기본적 욕구의 문제라면 그것은 기본 권리이기 때문에 오히려 보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질문자가 욕망을 쫓다가 그걸 버리니까 무기력해졌다 하는 것은 과욕이나 욕망을 쫓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쫓고 있는데 현실은 채워지지 않아 지쳐서 멈추니까 뒤쳐진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어떻게 해야 되나 망설여지는 거예요. 담배를 피울 때는 어느 담배가 더 맛있느냐, 술을 마실 때는 어느 술이 더 좋으냐 하면서 그걸 갖고 신분이 높다는 것을 과시했지만, 술이 나쁘고 담배가 나쁘다는 것을 알았다면 딱 끊어버려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걸 끊어도 과거의 습관이나 가치관을 못 버리면 다른 사람이 좋은 담배를 피거나 좋은 술을 먹을 때 나만 세상에 뒤쳐진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것은 아직 가치관의 전환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아무리 좋은 술을 먹어도 안 먹는 것보다 못하고 아무리 좋은 담배를 피워도 안 피우는 것보다 못합니다. 이렇게 가치관의 정립이 딱 안되면 그걸 안해도 아직도 중독성이 남아 있으니까버리기가 너무 아까운 겁니다. 그래서 허전해지고 방황하는 겁니다. 몸은 멈추었을지라도 아직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좋으면 다시 일어나서 따라가고 앉아서 부러워하지 마세요. 저는 큰 집에 가면 스윽 둘러보고 ‘아이고, 청소하기 힘들겠다’ 하거든요. 큰 것이 좋은 게 아니예요. 그러나 큰 것이 좋다는 생각을 못버리면 계속 소비를 증폭하게 돼요. 그래서 지구환경까지 오염시켜서 같이 지구멸망의구렁텅이로 나아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소비 중독은 마약보다 더 무서운 겁니다. 현대 문명은 소비 중독입니다. 이 소비주의가 그 어떤 것보다 인류를 위협하는 첫 번째 사안입니다. 소비에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신발을 열 켤레를 사야 마음이 가라앉고, 계속 차를 바꾸거나, 집을 넓히거나, 이래야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는 겁니다. 골프를 치러 외국으로 가야 된다든지, 명품 브랜드 가방을 사야 된다든지, 그래야 만족이 되지 안 그러면 뭔가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가방은 물건만 담기면 되지 어떤 상표가 붙는지가 뭐 그리 중요해요? 이런 식으로 과소비로 계속 흘러가면 폐기물이 엄청나게 많아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죠. 그런데 이것은 멈춰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인류 문명의 최대위기는 소비 중독입니다. 과연 누가 이것을 멈추게 할 수 있겠느냐. 이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희망이예요. 그런데 아직 소비주의를 이기는 사상을 못봤습니다. 오늘날 기독교도 이미 완전히 소비주의에 중독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주님이 아니고 돈이 주님입니다. 한국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은총이 돈으로 표시되지 않습니까. 교회가 크고 신자가 많고 수입이 많은 것이 성공의 징표가 되었어요. 또 여러분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었다는 것도 다 돈으로 표현되잖아요. 그런데 돈이 주어져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느냐. 그게 가능하면 희망이 있습니다. 흙탕물 속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물들지 않을 때 극복했다고 말하지 멀리 떨어져서 경험을 못해봐서 지켜지는 것이라면 극복한 건 아닙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물들지 않는 건 좋은 일인데 그러나 그것은 현대 문명을 구제할 새로운 대안은 아직 되기가 어렵습니다. 

 


 

이건 우리들 전체가 다 안고 있는 문제예요. 이 소비주의에 중독되어 우리들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뒤처지면 나혼자만 낙오자가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죠. 이렇게 소비주의가 질주하고 있는 현상태에서 자신이 거기에 따라갈려니 지치고 헐떡거리고 악쓰게 되고, 그러지 않으려고 멈추니까 낙오자 같은 이런 심리예요. 이건 별다른 처방책이 없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도움이 돼요. 이렇게 질주를 하면 맨 마지막은 뭘까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경쟁하면서 달리다보면 맨 끝은 뭘까요? 낭떠러지입니다. 빨리 갈수록 빨리 죽는 거예요. 끝이 낭떠러지인줄 알면 빨리 가는 게 별로 부럽지가 않아요. 그런데 질문자는 끝이 낭떠러지인줄 지금 모르고 끝이 천국인줄 알기 때문에 따라가려니 헐떡거리고 가만히 있으려니까 뒤처지는 것 같고, 그래서 생긴 고민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빨리 가봤자 낭떠러지다’ 이것을 늘 생각하세요. 스님은 그 끝이 낭떠러지인줄 알기 때문에 빨리 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별로 안 부러워요. 때로는 불쌍하게 느낄때도 있어요. 그러나 자기가 좋아서 가는 거니까 어쩌겠어요.”

 

답변이 끝나자 질문자가 활짝 웃으며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니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줍니다. ‘끝이 낭떠러지인 줄 몰라서 그랬구나’ 알게 되니 마음이 싹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명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하시며 이렇게 정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꼭 명심해야 하는 것은 첫째,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항상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 감사합니다’ 이런 마음을 낼 줄 알아야 합니다. 둘째, 이해없는 사랑은 폭력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 보고 싶다, 하는것은 사랑이 아니고 욕망입니다. 좋아한다는 데는 반드시 요구가 있습니다. 내가 너 좋아하니까 너도 나 좋아한다고 해라 이렇게 요구가 따라다녀요. 이 요구를 버려야 합니다. 최고의 사랑은 나와 다른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신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네’ 이렇게 이해하는 겁니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랑에 준하고 부처님의 자비에 준하는 겁니다.  

 


 

그리고 기대가 높으면 실망이 커지고 기대가 낮으면 만족이 커집니다. 내가 기대가 높으면 불행해지기가 쉽고 기대를 낮추면 행복도가 높아지는 거예요. 기대를 낮춰서 행복도를 높이는 일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인생의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합니다. 자기를 과대평가 합니다. 그래서 자기 부족함에 늘 헐떡거리는 겁니다. 자신이 힘들 때는 자신을 다람쥐와 한번 비교해 보세요. ‘이럴 때 다람쥐는 어떨까’ 헤아려보고 ‘내가 다람쥐보다 못하네’ 하면 정신을 좀 차려야 됩니다. 남편이 죽었든 자식이 죽었든 병이 났든 지금 살아있는 것은 행복이예요.그런 마음으로 지금보다는 더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긴 시간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신 스님께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는데, 오늘은 특별히 많은 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기립 박수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 먼 곳까지 고생해서 오셔서 삶의 지혜를 들려주신 스님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표시겠죠. 

 


 

강연을 마치고 돌아가시는 분들께 오늘 강연이 어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청년대학생에서 부터 연세 드신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년의 신사 분은 “비록 질문은 하지 않았지만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명쾌한 답변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고 합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중들과의 교감이 너무 좋아서 3시간이 언제 흘러갔냐는 듯 집중되고 재미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책사인회가 마련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사인을 해주며 참석자들과 인사도 하고 사진 촬영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준비한 모든 책들이 판매되어 책을 구입하지 못한 분들께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수고한 자원봉사자들 모두와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오늘 강연의 총괄을 맡은 캘거리열린법회 담당자인 오선주님께는 사인한 영문 기도책을 선물로 드렸고, 오선주님과 함께 강연 준비를 도와준 김미연님께도 기도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 오늘 캘거리 강연을 준비해 준 김미연님과 오선주님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모두에게는 한국에서 선물로 가지고 온 단주를 손목에 끼워주었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강연장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초등학생 남학생이 스님과 사진을 찍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면서 울고 있다고 하여 스님께서는 함께 사진촬영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약 20여명이 자원봉사를 하였는데,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열린법회에 참가하시는 분들의 가족과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리고 포스터를 보고 오신 분들도 자원봉사를 하였습니다. 한 학생은 “아는 언니를 통해 봉사를 신청했는데 내일까지 내야 할 과제가 산더미지만 걱정이 사라질만큼 좋았다”고 합니다. 또 한분은 “직장상사였던 분 덕분에 봉사에 참여했는데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 한 학생은 “캘거리에 와서 매일 술먹고 놀며 살았는데 여기와서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행복하고 뿌듯했던 하루였다” 며 보람있어 했습니다. 또 한분은 “사람들이 많이오고 행사가 잘 마무리되어 많은 분들이 희망을 안고 돌아가는 것 같아 좋다”고 하였습니다. 또 한 분은 “기독교가 거센 지역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너무 기쁘다” 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분은 “스님을 만나서 인생이 변하게 되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며 감사한 마음을 나누어주기도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숙소에 돌아오니 10시 40분이 되었습니다. 이후 내일 일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스님께서는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많은 분들의 정성과 자원봉사로 73번째 캐나다 캘거리 강연도 잘 마쳤습니다. 내일 74번째 강연은 다시 워싱턴주 씨애틀에서 열립니다. 그럼 내일은 미국 워싱턴주 씨애틀에서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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