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 고등법원에 한인 최초의 여성 판사가 탄생했다.
피터 맥케이 연방 법무장관은 5일 공석 중인 BC주 고등법원 판사에 한인 출신 그레이스 최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에따라 최 변호사는 이날자로 BC주 고등법원 판사가 됐다.
캐나다 법조계에서 고등법원 판사는 최고위급 명예·권위직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밴쿠버 소재 법무법인 '젠킨스 마즈번 로건'에서 가족법 담당 수석 변호사로 재직한 그는 연방법에 따라 지명된 한인 최초 판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캐나다의 주 고등법원은 법정 민생 사건을 주로 다루는 지방법원의 상급심이자, 나머지 주요 사건의 1심 재판도 관할해 캐나다 사법체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최 판사는 1992년 댈하우지 대학 법대를 졸업한 후 이듬해 BC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법무법인 데이비스에서 2005년까지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동안 그는 가족법 전문 변호사로 주내에서 명성과 업적을 쌓았고 캐나다 및 BC주 변호사협회의 가족법 전문위원장도 맡아왔다.
또 각종 학회나 법률 전문지를 무대로 가족법 관련 강의나 논문을 활발하게 발표해 왔다.
변호사 입문 초기에는 한국의 대형 법무법인인 광장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의 주 고등법원 판사는 주내에서 법무장관과 대법원장, 고등법원장, 변협 등 법조계 대표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연방 법무장관이 지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인사 추천과 심의 과정은 전문성과 업적, 법조계의 평판, 도덕성 등을 놓고 고도의 객관성과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캐나다 법조인으로 최고의 명예로 꼽히는 '퀸즈 카운슬(Queen's Counsel:왕실 변호사)'로 지명되면서 자질과 자격을 인정받았다.
퀸즈카운슬은 캐나다의 명목상 원수인 영국 여왕의 호칭을 사용해 최고 권위와 명예를 공인하는 지위로 극소수 법조인에게만 주어지며 이들은 약자인 QC를 자신의 직함 맨 앞으로 내세운다.
주 고등판사는 정년이 75세로 사실상 종신직이며 연방법에 따라 신분과 지위가 철저하게 보장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봉을 30만8천 캐나다달러(약 2억7천만원)로 정해 연방예산에 책정해 놓고 있다.
최 판사는 법학을 공부하기 전 토론토 피아노연주대학 과정을 마치고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등 재원의 면모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뷰 요청에 대해 "오늘부터 판사가 됐으니 이제 언론과의 접촉이나 응대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인터뷰를 사양하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전해왔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