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애씨, 버나비에서 보수당 후보로 선거운동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캐나다
총선에서 한인 최초의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까.
내달 19일 실시될
총선에서 보수당 후보로 선거운동에 땀을 흘리고 있는 한인 여성 그레이스 시어(35·한국명 조은애)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어씨는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밴쿠버 인근 버나비 사우스 선거구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의원이 한인 출신 상원 의원으로 활동 중이지만 지역구에서 선출된 하원의원은 아직 없다.
이번 선거에서 한인들의 하원 도전은 토론토와 밴쿠버 지역 각당에서 모두 4명이 있었으나 시어씨만이 지난 7월 보수당 후보 경선에서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
마틴 의원 수석 보좌관 출신인 그는 마틴 의원이 상원의원에 입문하던 지난 2009년부터 그를 따라 오타와 정가에 발을 디뎠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 한달. 스티븐 하퍼 총리가 단행한 이번 조기
총선은 이제 꼭 절반을 돌아서고 있다.
11일 버나비 시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선거 운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람을 도와 사회에 기여하는 공복이자 한인들의 딸 같은 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어 후보는 "마틴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고 배우면서 사람을 돕는 일이 무엇인지, 중앙 정치가 어떤 것인지 눈을 떴다"며 "연방 의사당에서 해야 할 일을 느끼면서 이제 하원에도 한인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인으로는 처음 출마한 여성 초년병이지만 사실 그가 마틴 의원 곁에서 연방 정치 과정을 습득한 이력은 만만치 않다. 한인 사회에서도 그런 경험과 경력을 쌓은 경우가 흔치 않다.
시어 후보는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는 가정 방문식 선거 운동을 하면서 보수당의 가치와 하원의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점점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교사 출신의 한인 1.5세다.
199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토론토로 이민 온 뒤 밴쿠버로 건너와 캐나다 유수 대학으로 꼽히는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SFU)에서 영문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정식 교사 과정을 마친 뒤 밴쿠버 인근 한인 밀집 지역인 코퀴틀람에서 영어와 사회 과목을 가르쳤다.
이 때 같은 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마틴 의원을 처음 알게 됐고, 교사 과정 수학 중에 캐나다인 남편을 만났다.
그의 남편도 교직을 떠나 마틴 의원의 초기 보좌관을 거쳤으니 이들은 모두 교사를 인연으로 정치에 함께 참여한 특이한 사이다.
그가 출마한 선거구는 선거구 조정으로 기존 복합 선거구에서 갈라져 나온 신설구다.
7만4천여명에 달하는 유권자 상당수가 이민자 출신으로 중국계가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선거구 내 한인은 3천~4천명 선으로 파악된다.
그를 돕는 자원봉사자 40여명 중 중국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선거운동을 위해 가구를 방문할 때에는 이들의 도움도 크다.
이 선거구에는 시어 후보를 포함해 각당에서 모두 4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자유당 후보가 이전 복합선거구 출신의 현역 의원이다. 그러나 지난 선거에서 현 선거구 지역만큼은 당시 보수당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선거 캠프는 분석하고 있다.
여성과 가족을 위해 정치가 할 일이 많다는 그는 "정치를 하는 열렬 여성보다는 평범한 엄마의 모습으로 보였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