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0대 한국 국회의원 총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재외 유권자 중 약 60%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새누리당 후보를 찍은 비율은 24%에 그쳐 재외 유권자들이 국내 표심보다 훨씬 준엄한 잣대로 집권 여당을 견제하고, 제1 야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구별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역구 투표에 참가한 국외부재자(영주권자 제외) 5만1,797명 중 59%가 더민주당 후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은 비율(23.8%)의 두 배를 훨씬 넘는 것이다.
국민의당 후보는 9.1%, 정의당 후보는 2.4%의 표를 얻었다.
국외 부재자는 대부분 기업 해외 주재원, 유학생 등으로 구성돼 고학력·고소득·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 대체로 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표심이 야당 중에서도 특히 더민주당 후보에게 쏠린 것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고 제1 야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전략 투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외국민 유권자들의 이러한 분위기는 정당별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확인됐다.
정당 투표에 참가한 전체 재외투표자(국외부재자+해외 영주권자) 6만3,797명 중 37.4%가 더불어민주당을 찍어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다.
반면,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26.8%에 그쳤고, 정의당 16.5%, 국민의당 13.2%로 뒤를 이었다.
이는 국내 표심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전체 정당 투표 득표율(국내외 총합)에서 더민주당(25.4%)은 새누리당(33.5%), 국민의당(26.7%)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전체 정당 투표 득표율이 7.2%에 머문 정의당이 정당별 재외투표에서는 국민의당을 앞지른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총선에서 재외유권자의 표밭이 야당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내년 12월 치러질 대선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총선의 재외유권자 수는 15만4,217명으로, 등록절차 간소화와 투표소 증설 등에 힘입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보다 24.8% 증가했다.
지난 18대 대선 때는 재외유권자의 10% 수준인 22만2,389명이 등록해 15만7,291명이 투표했다.
총선 재외투표 증가율을 감안하면 차기 대선에서는 적어도 2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개선으로 투표의 편의성이 더욱 높아진다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들도 고국의 유권자와 동등하게 1인 1표를 던진다는 점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득표율이 56.7%로 국내와 달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2.8%)보다 높았다.
당시 전체 득표율은 박근혜 후보 51.6%, 문재인 후보 48.0%로 박 후보가 문 후보보다 108만여표(3.6%) 더 얻었다.
한편, 한국 내 주민등록이 남아 있거나 국내 거소신고를 한 국외 부재자는 지역구 투표도 할 수 있으나, 영주권자는 정당별 비례대표 투표만 허용된다.
[출처: 앨버타 Wee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