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연기'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한국시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가까운 익명의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조직위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와 접촉한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연기했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마침내 받아냈다"면서 "연기 시점에 따른 비용 평가를 고려해 플랜 B,C,D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놓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한 관계자는 연기안 초안을 작성할 것으로 알려진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친밀한 사이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림픽 조직위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주제로 논의했다. 한 달 또는 45일 연기, 1∼2년 연기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G7(주요 7개국,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정상 간의 긴급 화상 회의를 마친 후 "올림픽 개최에 대한 G7 정상들의 지지를 얻었다.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완전한 형태의 개최를 목표로 하겠다"고 전하며 올림픽 개최만을 보고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14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베 총리는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푹 꺼진 세계를 보면 아베 총리의 발언이 다소 모순적으로 들린다. 22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9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도 1만2000명에 달한다. 특히 이번 감염증은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 아시아, 이제는 유럽과 미주 등을 강타하고 있다.아프리카에서도 코로나19가 점차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포로 뒤덮인 현실속에서 올림픽 개최만을 말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세계 곳곳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예정보다 1년 뒤인 2021년 7월 말에 개최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도 "코로나19가 수그러들 때까지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미국수영연맹도 미국올림픽위원회에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도록 요구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영국육상경기연맹 닉 카워드 회장도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모두 문을 닫았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올림픽 수준에 맞춰 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듯 올림픽 정상 개최 반대 의견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회 강행만을 고집했던 조직위와 일본 정부가 꼬리를 내릴지 주목된다.
출처: 2020년 3월 22일 스포츠 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