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칸 영화제부터 베니스 영화제까지 수많은 국제영화제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에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달랠 온라인 영화제가 개최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지구촌 축제가 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매체 버라이어티는 "칸, 베니스 국제영화제 등 20개 영화제 주관단체와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손을 잡고 온라인 무료 영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이번 영화 축제는 뉴욕의 트라이베카 영화제를 주관하는 트라이베카 엔터프라이즈가 기획했으며 5월 29일부터 열흘 동안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이번 온라인 축제에는 프랑스의 칸, 이탈리아의 베니스, 독일의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는 물론이고 선댄스, 토론토, 트라이베카, BFI런던, 예루살렘, 마카오, 뭄바이, 로카르노, 시드니, 도쿄 국제영화제 등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의 제인 로즌솔 대표는 "영화 팬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전 세계 영화제 기획자와 예술가, 작가가 하나로 뭉쳤다"고 밝혔다.
당초 칸 영화제는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한차례 연기하며 6월 말이나 7월 초 개최를 고려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규모 축제 유치를 7월 중순까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가 대안으로 내놓았던 6월 말, 7월 초 개최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칸 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을에 개최해 영화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 베니스 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감독과 영화제가 취소될 경우를 대비해 함께할 것을 논의 중이다. 만약 칸 영화제가 취소된다면 다른 영화제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고 전했다.
베니스 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감독 역시 "칸 영화제와 협력하는 것은 코로나19 위기 속 연대의 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영화계를 위해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의지가 있다"고 영화제 협력을 예고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영화계 진풍경이다. 칸, 베니스 영화제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가 연대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는 하나'라는 이름답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약 20여 개의 국제 영화제들이 손을 잡고 한층 풍성한 축제를 마련한다. 관객들은 무료로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일만 남았다.
세계가 하나 되는 것 외에도 해당 행사가 지닌 의미는 크다. 무료 영화를 시청하면서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코로나19 구호 기금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기부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영화계 사정은 좋지 않다. 국내만 하더라도 연일 최저 관객수를 경신하고 있다. 국제 영화제들의 연대로 뜻깊은 의미와 더불어 영화계를 향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4월 29일자 스포츠 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