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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추석이라면 전이나 송편 같은 무겁고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고 TV 앞에서 한나절쯤은 뒹굴어야 제대로 명절을 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해질수록, 매년 똑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지겨워지는 것도 사실. 그렇다고 친척들이 모두 모인 명절날, 탕수육을 시켜 먹을 수도, 스테이크를 해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이야 어쩔 수 없이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지만, 오랜만에 모인 식구들끼리 상차림은 '모던 한식'으로 살짝 변형해 보면 어떨까.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색다른 퓨전한식을 상에 올리면, 밥상머리에서 더 많은 이야기꽃이 필지도 모른다.
퓨전한식 전문가인 최지아 온고푸드 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가급적 추석 음식에 쓰는 식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메뉴들로 엄선한 퓨전한식 5선을 소개한다.
◆닭 구이
닭 구이는 전통적인 한식 메뉴지만 맛을 조금 가볍게 변형하면 모던한 닭 구이가 된다. 샐러드에 얹어서 먹거나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닭 가슴살은 너무 익히면 퍽퍽해지므로 한 번 정도 포를 떠서 양념하고 익히는 게 포인트.
●식재료: 닭 가슴살 3쪽, 장식용 쪽파 2대, 레몬 제스트(레몬 껍질만 살짝 강판에 갈아서 향을 더하기 위해 사용)
한식 상차림에는 서양 요리의 샐러드에 해당하는 음식이 마땅치 않다. 특히 명절 음식은 기름진 게 많아 상큼한 야채 샐러드가 입맛을 돋운다. 주로 한식 식재료로 많이 쓰이는 부추, 깻잎을 상큼한 간장레몬소스에 버무리면 새로운 느낌의 샐러드로 손색없다. 샐러드 야채는 미리 씻어서 물기를 없앤 채 냉장 보관하고, 드레싱과는 먹기 직전에 버무려내야 더욱 맛있다.
명절 모임의 또 다른 핵심 그룹인 어린아이들을 위한 메뉴로 좋다. 방방 뛰어다니며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아이들을 조용히 앉혀 놓고 입을 막기 좋은 메뉴. 맵지 않아 어린 아이들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궁중떡볶이에 색색의 파프리카를 넣어서 아삭함을 살리고 견과류를 더해 질감을 살려보자. 평소에 먹던 궁중떡볶이와 비슷한 맛이지만 모양새와 질감이 새로워 신선하게 느껴진다.
●식재료: 떡 300g, 채 썬 등심 또는 안심 300g, 세 가지 버섯(목이, 표고, 느타리 버섯) 150g, 당근 4분의 1개, 청고추ㆍ피망ㆍ노란 파프리카ㆍ빨간 파프리카ㆍ양파 각 2분의 1개, 지단용 계란 1개, 식용유 적당량, 다진 마늘 2작은술
2. 냉동 혹은 약간 굳은 떡일 경우, 30초 정도 데친 후 찬물에 헹군다. 말랑해진 떡은 참기름을 한 큰술 정도 뿌려서 서로 달라붙지 않게 둔다.
3. 모든 채소는 얇게 채 썬다.
4. 계란은 흰자, 노른자를 분리해 소금을 조금 넣고 풀어서 준비한다.
5. 장식용으로 쓸 계란 노른자 지단을 만들어 식힌 후 채를 썬다.
6.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마늘, 양파를 넣고 1분간 볶는다. 고기와 버섯을 첨가하여 2~3분간 볶는다.
7. 채 썬 채소를 첨가하여 살짝 볶는다.
와인설기
8. 떡과 다진 호두, 양념 재료들을 첨가하여 2~3분간 볶는다..
9. 불을 끈 뒤 참기름과 참깨를 더하고 접시에 옮겨 담고 계란 지단과 잣으로 장식한다.
◆와인설기
서양 요리에서 와인은 요리에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사용된다. 한식인 떡을 와인을 넣어 만들어보면 의외로 맛있고 예쁜 색이 난다. 차나 커피에 곁들여 먹어도 잘 어울린다. 가로ㆍ세로 4㎝, 높이 3㎝의 틀이 필요한데, 없으면 우유팩을 크기에 맞게 잘라 이용해도 된다. 재료는 3개 만들 분량.
●재료: 멥쌀가루 150g, 와인 45g, 설탕 30g
●시럽재료: 와인 2분의1컵, 설탕 2티스푼,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멥쌀가루를 체에 내린다.
2. 멥쌀가루에 와인을 넣고 비벼주면서 골고루 수분을 준다.
3. 체에 다시 한번 내려준다.
4. 설탕 30g을 넣고 잘 섞어준다.
5. 틀에 섞은 재료를 넣고 찜기에 안쳐 10~15분 정도 찐다.
6. 와인시럽은 재료를 섞어 졸여준다. 물 대신 술을 섞어 반죽했기 때문에 수분 증발이 빠르다. 막을 씌우듯 시럽을 뿌리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7. 와인시럽을 뿌려 상에 올린다.
◆헬시 제육볶음
일반적인 제육볶음과 달리 도톰하게 썰어 양념에 미리 재워둔 고기를 볶지 않고 노릇하게 구운 뒤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낸다. 기름을 쫙 빼서 느끼하지 않다. 평소에는 반찬으로, 특별한 날에는 고명에 신경을 써서 요리로 내도 멋지다.
●재료: 돼지고기 목살 또는 삼겹살 300g, 양파 2분의 1개
●양념장: 고추장 3큰술,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다진 파 1큰술, 청주 2큰술, 후추 약간, 참깨 약간
●만드는 법
1. 돼지고기를 한입 크기로 썰고, 양파는 얇게 채 썬다.
2. 양념장을 잘 섞어 준비한다.
3. 팬을 예열한 뒤 돼지고기를 노릇하게 굽고 팬에 기름이 많이 고이면 따라낸다.
4. 3에 양파를 넣고 볶는다.
5. 불을 줄이고 고추장 양념장을 넣고 2~3분간 빠르게 볶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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