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문 (하늘에 묻는다)
주연: 최민식, 한석규, 신구, 허준호 등등
개봉일: 2019년 12월 26일
오늘은 2019년 12월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개봉했던 최민식, 한석규 두 탑 배우의 공동 주연 영화 천문 (부제: 하늘에 묻는다) 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역사 영화.. 특히 한 군주를 재 조명하는 영화를 논할 때 2012년 개봉했던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된 남자를 빼 놓을 수 없다. 흥행에도 대박을 쳤었고 광해군이라는 군주도 재 조명되는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라고 이야기를 한다. 광해, 왕이된 남자에 대한 리뷰는 차후로 미루기로 한다.
모든 역사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때로는 작은 역사적인 오류로 인해 작품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영화를 제작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가지게 된다.
천문..이 영화는 세종대왕과 그 시절 천재 발명가로 알려진 장영실 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다.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면. 군주와 신하간의 사랑이야기다. 역사 영화라기 보다는 멜로영화에 더 가깝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관객들에게 역사에 대한 고증이라는 부담을 덜 안겨줬을 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당시 제작되었던 많은 천체 기구에 대한 고증은 철저하게 지켰다.
2시간이 넘는 다소는 지루할 수 있는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세종과 장영실간의 아니 한석규와 최민식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취하게 된다.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에서 연기했던 세종 역할을 천문에서 다시 맡았다. 역시 세종 역은 한석규가 제격이다. 역사적으로는 세종보다 한참 나이가 많아야 하는 장영실 역은 흥행 보증수표 최민식이 맡았다.
대부분의 경우 투 탑 배우를 내세우는 영화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 영화도 흥행에는 성공하지는 못했다. 두 배우의 감정 묘사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한 점이 그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군주와 신하의 아름다운 브로맨스 이야기로 인해 관객들이 지루해 할 수 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허진호 감독은 로맨스 영화 전문이다. 8월의 크리스 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덕혜옹주를 연출한 감독이다. 신파로 빠질 수 있는 소재를 뛰어난 연출 감각으로 표현해 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 감독이 허진호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하! 라고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전제군주인 조선의 왕과 하급 신하와의 브로맨스를 이토록 짠하게 뽑아낼 수 있는 감독이 그 말고 또 누가 있으랴..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역할을 했던 한석규는 맛깔지게 욕지거리를 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했었다. 천문에서도 세종역할을 한 한석규의 욕을 들을 수 있다. 조선의 전제 군주가 내뱉는 찰진 욕지거리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신구, 허준호가 연기 했던 조연들의 연기도 좋았다.
웬만하면 역사 영화를 보지 않지만 광해, 왕이된 남자 이후에 나온 수작이라는 생각에 2시간 15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아깝지 않게 투자해 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