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할 영주권 프로그램, MNP와 AFIP
지난 3월부터 전년 대비 영주권 취득자 수가 급감하고 있으나 이는 이민국이 이민 문호를 축소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최근 영주권 신청자가 줄어든 것과 COVID-19 사태로 랜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랜딩시기를 연기하는 분들이 많은 것에 기인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주권 신청 예정자라고 볼 수 있는 취업비자 소지자들이 COVID-19 사태로 인하여 고용이 중단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피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캐나다에 입국하며 주로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한국인들에게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불리하게 작용되어 취업비자 수속이 지연되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앞으로 상당 기간 캐나다 이민 지원자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캐나다 이민국은 이러한 COVID-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임시로 랜딩절차를 생략하거나 취업비자 연장 수속 중에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등 비자 신청자를 위한 규정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연간 새 이민자 쿼터를 하향 조정할 수는 있으나, 이는 영주권 신청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지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그러나 유례없이 증가한 실업률 때문에 외국인에 대한 LMIA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합니다. 앞으로 캐나다 이민은 섹터별 및 프로그램별로 매우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이민 관련 소식을 잘 주시하여 본인에게 유리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캐나다 이민 희망자들이 주목해야 할 캐나다 이민 프로그램 중 “지자체 노미니 프로그램” (Municipal Nominee Program, 이하 MNP)와 “농식품 이민 임시 프로그램” (Agri-Food Immigration Pilot, 이하 AFIP)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캐나다 이민의 주요 트렌드는 정부가 소도시나 소외 지역에 대한 활성화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지방 활성화 정책은 20여년 전인 1999년 주정부 이민 시행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통칭 PNP (Provincial Nominee Program)라고 불리는 주정부 이민은 연방 이민 프로그램과 별개로 캐나다의 고른 발전을 위하여 각 주가 상황에 맞는 인력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주정부는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고 연방 이민국은 추천받은 인재의 결격사유를 확인하여 영주권을 주는 방식으로 주정부와 연방 이민국이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정부 이민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대도시로 새 이민자들이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합니다. 이에 연방 이민국은 애틀랜틱 이민 임시 프로그램 (Atlantic Immigration Pilot Program, 이하 AIPP)와 북부 외곽 이민 임시 프로그램 (Rural and Northern Immigration Pilot, 이하 RINP)과 같은 소도시 활성화 정책들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AIPP는 특히 낙후된 동부 연안 주를 위한 프로그램이며 RNIP는 처음으로 커뮤니티 단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캐나다 이민국은 지자체, 즉 도시 단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인 Municipal Nominee Program (이하 MNP)라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지자체 노미니 프로그램 Municipal Nominee Program (MNP)
MNP는 소도시 활성화를 위하여 시행 예정이며 연간 5,000명의 새 이민자를 받을 예정입니다. AIPP 및 RNIP와 마찬가지로 임시 프로그램으로 시행되고 수정을 거쳐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로그램 자격 요건도 고등학교 졸업의 학력에 영어는 CLB 4 수준인 AIPP, RNIP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시행방식은 RNIP와 같이 연방 이민국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자체를 선정하고 지정된 자치단체는 이민 신청 후보자의 언어 능력, 교육 및 경력 등 프로그램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연방정부가 결격사유를 체크하여 영주권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MNP 대상으로는 AIPP 지역과 RNIP 지역을 제외한 BC 주, 알버타 주, 사스카츄완 주, 매니토바 주, 온타리오 주 내 소도시들이 선정될 것입니다.
농식품 이민 AFIP(Agri-Food Immigration Pilot)
육류 가공 및 버섯 농업 분야를 위한 AFIP프로그램이 지난 5월부터 시행 중에 있습니다. 프로그램 자격 조건은 고등학교 졸업 학력과 1년 캐나다 경력, CLB 4의 영어점수로 AIPP나 RNIP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농식품 생산 업종은 캐나다 경제에 필수영역이며 지속적으로 인력난을 겪은 분야입니다. 특히 농식품 분야의 직업군들은 코로나 사태에 필수 직업군으로 분류되어 LMIA 및 취업비자 수속이 우선적으로 처리되고 있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하여 영주권을 진행하는 것 또한 신속하게 처리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COVID-19 상황에서 캐나다 이민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유리한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캐나다의 노동시장과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해 볼 때 캐나다 경제에서 새 이민자의 역할은 필수적입니다. ‘마르코 멘디치노’ 이민국 장관의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COVID-19 위기에도 캐나다의 경제회복과 성장을 위한 젊은 경제인구의 수혈은 중요합니다. 현재 높은 실업률로 고용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신청자도 줄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되면 랜딩을 미루었던 새 영주권자뿐 아니라 학업과 취업을 위하여 입국하는 사람 수가 급증하여 오히려 경쟁이 가중될 수도 있습니다. 이민국 장관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민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이 사태를 극복하는 핵심요소는 새 이민자이며 이민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바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캐나다 이민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