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생명은 잃었지만 사랑은 지켰다..세계를 울린 사진 3장
박수현 기자 입력 2020.07.25. 05:03 댓글 613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감염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551만 1157명, 이중 목숨을 잃은 사람은 63만 3396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비극 속에서도 우리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사진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기 전 마지막 키스를 나누는 조셉 델리스(88)와 욜란다 델리스(83) 부부. /사진=NEWS BREAK
지난 4월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노부부가 병원으로 떠나기 전 찍은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의 주인공은 조셉 델리스(88)와 욜란다 델리스(83)다. 조셉과 욜란다는 40년 전 브루클린의 한 볼링장에서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고, 10년의 연애 끝에 지난 1992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욜란다는 관절이 나빠져 계단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해졌고,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받으며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됐지만 그들은 여전히 함께하며 서로를 아꼈다.
그러던 중 이들 부부가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에 걸리며 비극이 찾아왔다. 부부는 병원에 가기 전 서로의 마지막을 직감하며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며칠 후 함께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걸려도 상관없다" 할머니에게 인공호흡 한 손자
지난달 멕시코에서는 한 손자가 코로나19에 걸려 쓰러진 할머니에게 필사적으로 인공호흡을 하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손자는 코로나19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병원 주차장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손자는 곧바로 할머니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인공호흡은 감염 위험이 높은 행동이다.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그의 할머니는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필사적으로 인공호흡을 하던 손자의 모습은 모세 파블로라는 멕시코 사진기자에게 찍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손자의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두려움보다 사랑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매일 밤 벽을 올라 어머니를 지켜본 막내아들
이달 팔레스타인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머니를 보기 위해 매일 밤 병원 벽을 기어오른 아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팔레스타인 헤브론에 사는 자하드 알스와이티(30)다. 그의 어머니는 몇 주 전 기침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는 이미 백혈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였고, 병원 측은 생존 확률이 극히 낮다는 진단을 내렸다.
몸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는 입원을 하게 됐고, 감염 위험으로 면회는 금지됐다. 그러자 알스와이티는 매일 밤 병원 건물의 배수관을 타고 올라 창문 너머로 어머니를 지켜봤고, 어머니가 잠들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 같은 사연은 병원 근처를 지나던 사람이 그의 모습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 16일 끝내 그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아 갔다. 어머니는 그날도 창 너머에 있는 아들의 얼굴을 본 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