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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맑은 영혼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19-12-05 (목) 12:17 조회 : 15699
글주소 : http://cakonet.com/b/column-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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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맑은 영혼을 지닌 사람들 옆에 서 있으면 나의 영혼도 어느 사이에 맑아진다. 기쁨이 차오른다. 그저 같이 지내며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족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충동이 인다. 

희수(喜壽)를 지나 팔순을 앞둔 두 노인을 만났다. 

한 분은 오늘 낮 양로원 방문 공연에서 이태리 가곡을 원어로 독창한 안인숙 여사이고  또한 분은 당일 저녁 N.E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Yoon's martial arts school 35th annual hapkido championship의 시상식에서 조우한 전각 윤 병옥 합기도 관장이다.

두 분 모두 평소 차분한 목소리로 인자하고 정분이 넘치는 모습이나, 대중 앞에 서면 어디서 그런 힘이 솟구치는지 쩌렁쩌렁하다. 중년을 능가하는 노익장 들이다. 

늘 나의 귀감이 되곤 했는데 다시 만나게 되니 그 기쁨을 어디다 비교할까?

이날 1,2부로 나누어진 시상식은 저녁 5시 정각에 시작되어 1,2부 시상식 모두 9시가 되어야 가까스로 끝이 났다. 

조금도 지루하지 않고 모두가 자리를 지켰다.

실내 강당의 200백여 석의 의자에 빈자리가 없어 나는 대부분 서서 구경했다. 

앞자리에는 60여 명을 웃도는 아트 스쿨 주니어 수상자 선수들이 맨바닥에 자리했다. 1,2부, 심판 요원을 모두 합쳐 연 인원 550명을 웃돈다. 

단상 전면에는 17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트로피와 50여 개의 큼직한 메달, 승단 인증 상장들로 채워졌다. 나는 숨 가쁘게 진행되는 4시간 동안 많은 참관인 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켜봤다. 등록된 관원들이 500여 명이 넘는다고 했다. 

윤 관장은 수상자들에게 일일이 트로피와 메달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호명 당한 수상자들이 대답이 미약하면 불호령으로 질책하며 다시 호명했다. 

유단자인 한 학부모는 5 살에 관원이 되었고, 결혼해서 지금 초등학교 두 자녀들이 오늘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매우 자랑스럽게 들려준다. 많은 학부모들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분이 심판 진행 요원 등 봉사한 공으로 공로 메달을 받았다. 

직장을 따라 많은 도시에서 살았는데 단일 도장으로 규모나 수준이 최고 수준이라고 선듯 들려준다. 45년 전, 캘거리 자택 지하에서 도장을 개설하고 10년 후 매회 챔피언대회를 치룬 지도 35년이 지난 즈음 40,000명이 넘는 관원을 배출했다.

지난주 캘거리 북쪽 제네시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챔피언 대회가 끝날 무렵 윤 관장은 한 사범을 의자 두 개로 머리와 발끝을 맨몸으로 걸치게 눕혔다. 

수박을 사범의 배 위에 올려 올려놓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다. 

예리한 검도가 수박을 내리치자 두 동강 났다. 

학부모, 선수, 심판, 경기 진행 요원 모두가 기립해서 그랜드 마스터 윤 병옥 관장을 향해 "사부님" 을 외치며 일제히 머리를 깍듯이 숙여 경의를 표했다. 

순간 나는 코끝이 시큰거렸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무슨 이유로 힌두교 이슬람 민족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캘거리 북쪽 변방에서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을 받고 있을까?

"Be Proud !, Be humble !" 

전각 윤 병옥 관장은 운동 이전에 인생철학을 가르친다. 4살 배기 어린아이 관원 들도 차렷 자세를 하고 큰 소리로 복명복창을 하도록 교육한다.

철저한 자기 수양을 통해 끈임없이 마음을 비워낸다. 비움은 도약의 근원이다. 그 빈 마음에 늘 새로움을 창조하고 개혁한다. 그는 안과 밖으로 늘 가난함을 견지한다.

권한의 대폭 위임이다.

전각은 젊은 시절, 공중 부양 무술에 관한 한 최고의 사범이었다.

45년 전 이민을 온 후 이 터득한 무술을 빨리 전수해야 한다는 강박한 사명감 때문에 지금도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아슬한 을 살고 있다,

수제자 마스터 바비(Bobby Triantafillow 7단)를 키워냈다. 그리고 수 백 명의 검은 띠 유단자를 배출했다. 젊음의 창의력과 힘을 합쳐 새롭게 상승하기 위해서 그에게 쉼이란 단어는 낯설다.

연민(compassion)의 정으로 여생을 추수린다.

얼마 전 13년을 키우던 사랑하는 애견이 암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늘 안타까워했다. 

노환의 임종 순간을 지켜보며 두 팔로 안고 아내와 함께 마지막 애견이 좋아하던 너른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난 후, 안락사 시켰다. 전각은 그 후 어깨 통증으로 오래 동안 고생을 했다.

사랑하는 제자가 자살을 했을 때 그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 오늘 수상식에서 두 자녀가 단상에서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해 많은 관원들을 감동시켰다.  

정각은 한참 후에 이 슬픈 사실들을 울먹거리며 이야기할 때 나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노인은 나이를 먹으면 절로 따라오지만 어르신은 치열한 자기 성찰과 비움을 통해서 얻어진다. 오늘 만난 두 분들은 어르신 들이다.

옛말에 진취성이 없고 시원스럽지 못한 노인을 '여든에 둥둥이' 라고 불렀다. 그렇게 불릴까 두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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