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주님
새해에는
어머니의 체온으로 오소서
어릴 적 물에 빠져 언 심장을
흰 저고리 풀어 헤치고
따듯한 젖가슴으로 데워주며 기도하는
하얀 천사의 체온은 주님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시선으로 오소서
아프거나 삶에 지칠 때면 심연의 버팀목으로
마음의 창문을 열어 하늘빛으로 채워 주며
밤새도록 찬송과 기도로 고인 물을 퍼내는
모성애의 시선은 희망과 생명의 산실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오소서
낡은 보자기 속에는 늘 만나를 가득 채우고
강원도 산골 아이들을 찾아가는 작은 예수
과자와 사탕을 한 아름 씩 안겨주던 산타클로스
거룩한 사랑은 천국을 흠모하던 자들의 빛이었습니다.
주님 새해에는
사랑의 목마름으로 절규하는 늙은 영혼에게
찬송과 기도의 첫 단추를 끼워주시고
손길 펴시어 불쌍한 죄인에게 새 힘을 주셔서
삶에 지친 이웃에게 용기를 주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