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진료까지 4시간 이상 대기 29%, 선진국 평균 3배
전산화 미비로, 전문의 진찰까지 4주 이상 대기 56%
저소득층 약값 감당 못 해, 약 구입 포기
18세 이상 성인 1/4, 비싼 치과 비용에 치료 포기
응답자 3/4, 의료 서비스 질에는 만족
의료 대기 시간 및 서비스, 국내 지역별 편차 극심
[그래프. 2016년 각주별 진료 대기시간, 사상 최대치 기록: 전문의 진찰 대기 시간(파랑) 및 전문의 진료, 처치 및 수술 대기 시간(빨강) / 단위: 주]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는 11개 선진국들 중에서 응급실 대기 기간이 가장 길 뿐 아니라,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서도 가장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드러나,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의료서비스 전산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건강 연구소(Canadian Institute of Health Research)'가 발표한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캐나다인들 중에서 가장 최근에 응급실을 방문했을 당시 의사를 만나기 위해서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고 답변한 사람이 29퍼센트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비율은 선진국들의 평균비율인 11퍼센트에 비해서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로, 캐나다에서는 응급실에 도착해서 치료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캐나다와는 대조적으로 프랑스의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고 답변한 환자의 비율이 1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응급환자들이 가장 신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또한 전문의를 만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가장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구체적으로 환자의 56퍼센트가 4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서 4주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응답한 환자의 비율이 36퍼센트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캐나다 환자의 대기기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정의 진료와 관련해서 네덜란드는 환자들 중 77%가 이틀 내로 가정의의 진료를 받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전체 평균은 57%였다.
캐나다 환자가 당일 또는 다음날 가정의를 만나는 비율은 지난 2010년 42%에서 2013년엔 39%로 떨어졌다.
또, 이번 조사에 참여한 캐나다 주민들 중 58%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세계 평균 5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아예 약 구입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정부의 의료 보험에서 제외돼 있는 치과 진료 실태를 보면, 18세 이상 국민 4명 중 1명꼴이 비싼 비용으로 치과를 찾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대기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인들은 자신들이 받는 의료서비스의 질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캐나다인들 중에서 의료서비스의 수준에 대해 “매우 좋다(very good)”거나 혹은 “탁월하다(excellent)”고 평가한 환자의 수는 거의 4분의 3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국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보고서는 지난 2016년에 11개의 선진국들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민간 의료 서비스 기관인 '커먼웰쓰 펀드(Commonwealth Fund)'가 시행한 여론조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캐나다 건강 연구소'의 보건 시스템 분석 및 현황 담당 이사인 트레이시 존슨은 “캐나다인들은 캐나다의 건강의료 시스템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를 통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경우 대기 시간은 긴 대신 의료서비스는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캐나다 국내에서도 지역 별로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과 국가들 사이에서도 실적이 크게 엇갈린다는 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우리는 실적이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난 나라나 지역을 통해 그들이 가진 장점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선진국 의료 대기시간, 빠른 순위: 캐나다는 11 번째에 불과 / 자료: CIH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