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유일…대법원 인정 판결 이후 다른 도시도 관심
마약 중독자들에게 안전하게 마약을 주사해 주는 공중 시설 '인사이트(InSite)'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운영된 지 10주년을 맞았다.
인사이트는 지난 2003년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리의 중독자들이 위생적이고 안전한 시설에서 마약을 주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색 시설로 시작돼 거센 논란과 정부의 폐쇄 노력에도 이번 주 11년째 운영에 들어간다.
인사이트는 북미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공중 마약 주사시설로 밴쿠버의 마약 거리라는 오명을 가진 이스트사이드에서 문을 연 이후 마약 중독자들의 명소에서 정치적 논란을 견뎌낸 전국적 명소가 됐다. 그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자는 총 200여만명.
12개의 주사실이 설치된 이곳에는 전문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중독자들에게 적정량의 약물과 깨끗한 주삿바늘을 제공, '안전한 주사'를 도와준다. 또 필요한 사람에게는 전문 상담이나 치료를 중개하거나 주선해 주기도 한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찾은 방문자는 하루 평균 1천28명. 이 중 평균 528명이 주사실을 이용했다. 또 4천564명을 다른 사회단체나 의료 시설로 중개해 줘 마약을 끊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왔다.
그동안 인사이트를 둘러싸고 마약 복용을 공개적으로 조장하고 중독자들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 보수당 정부가 나서 불법화와 폐쇄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사이트는 지난 2011년 9월 대법원 판결로 합법적 시설로 인정받으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당시 판결은 인사이트가 범죄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인정했다.
인사이트는 시 보건당국과 민간 의료진 지원 아래 그동안 성공적으로 운영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거리의 중독자들이 불결한 주삿바늘 등으로 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전염시키는 사례를 대폭 줄였고, 약물 과다로 사망하는 사고도 예방하는 성과를 기록했다는 평이다.
마약중독자들이 '중독'이라는 질병을 앓는 환자들이고 이들이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현실이 근절되지 않는 이상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문제를 대처하는 바람직한 방식이라는 게 인사이트의 시각이다.
대법원 판결이후 토론토와 오타와, 몬트리올 등 다른 대도시들도 같은 시설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부는 신규 시설 설립 때 사법당국과 지방 정부, 주민 의견 청취와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명문화한 법안을 마련, 사전 규제 장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