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학가가 비정규직 시간강사들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글로브앤드메일지에 따르면 토론토 지역 대학의 시간강사와 조교 1만여명은 지난주 대학측과 벌여온 임금인상 협상이 결렬되자 일제히 피켓시위와 함께 파업을 벌였다.
시위에는 캐나다 최고 대학인 토론토대에서 6천여명이, 요크대에서 4천여명이 각각 참가했다.
요크대에선 지난 주말 양측 간 잠정 타결안이 도출돼 9일 노조의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대학가 '두뇌 근로자'의 고용 및 취업 문제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업에서 드러난 노조측의 직접적 요구는 시간당 42캐나다달러(약 3만7천원) 선인 현 강사료 및 급여 수준이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반드시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강사료를 기본으로 이들은 1년에 약 200시간을 강의하면서 장학금과 급여 등의 명목으로 연간 1만5천 캐나다달러 수준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특히 토론토처럼 물가가 높은 지역에서 다른 일자리를 갖거나 대출을 받지 않고는 생계유지조차 어렵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일견 다른 직종과 단순 비교할 때 이들의 시간당 임금이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대학에서 정규직 전임 자리를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박사출신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캐나다대학교직자연맹(CAUT)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매년 각 분야 박사학위 취득자가 6천여명씩 배출되지만 대학에서 충원하는 전임 교직 자리는 1천500∼2천개에 그치는 실정이다. 전임 교직 자리는 지난 10년 사이 10% 감소했다.
또 기업분야에서도 박사학위 소지자는 현장의 수요보다 해마다 1천500여명이 넘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그동안 고학력 인력이 기술경제 시대에 혁신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정부 정책 기조와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박사학위 소지자가 급증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 3천966명이던 박사학위 취득자가 2012년에는 6천393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2008∼2011년 4년에 걸쳐 새로 충원된 정규 전임 교직은 3천30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교직자에 대한 캐나다 대학의 인건비 지출은 현재 전체 예산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981년 이래 10%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박사 출신의 한 강사는 "맡은 강의를 위해 전임 교수와 똑같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면서 추가로 다른 코스 하나를 더 가르쳐야 한다"며 "하지만 임금은 턱 없이 적고 강의 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로브지는 대학가 두뇌 사회에 진입 관문과 미래 전망에 대한 구조적인 분노와 좌절감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