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민권 선서 때 착용 금지 조치 위법 판결에 "대법 상고"
캐나다에서 무슬림 여성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인 니카브 착용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캐나다 보수당 정부는 16일 시민권 선서 때 무슬림 여성의 니카브 착용을 금지한 정부 조치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가리기 위해 대법원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알렉산더 이민부 장관은 이날 니카브 착용을 금지한 정부 시책이 시민권법에 저촉된다는 전날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연방 항소법원은 니카브 착용을 금지한 정부 규정이 위법이라는 하급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정부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고 시민권법은 행사를 주재하는 판사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시민권 선서식장에서 니카브 착용을 금지한다면 해당 판사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시민권 선서식장에서 니카브 착용을 금지한 법규를 도입, 시행해 왔으나 무슬림 여성인 주네라 이샤크씨가 이를 거부하며 제소해 1심에서 승소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샤크씨는 지난 2008년 남편을 따라 온타리오 주로 이민을 온 뒤 2013년 시민권 획득을 위한 필기시험과 면접 과정에서 니카브를 벗고 응시했다가 최종 절차인 선서식 때는 이를 거부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내달 19일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할 경우 100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며 이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법규 도입을 주도한 제이슨 케니 당시 이민부 장관은 "다수 무슬림 국민을 포함한 대다수 캐나다인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국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하는 공식 석상에서 모호하거나 감추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시민권 선서식의 엄숙한 공공성을 담보한 당시 정책을 입안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당 등 야당은 반대 입장을 밝히며 보수당이 이 문제를 선거용으로 쟁점화한다고 비난했다.
저스틴 트뤼도 자유당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때는 그 이유가 명백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라며 "이 문제는 소수자 권리 보호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