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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3)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6-09-23 (금) 08:19 조회 : 9915
글주소 : http://cakonet.com/b/B7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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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그림대작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사건의 전말

내용은 간단하다. 송화백의 작품을 한점당 10만원씩에 구매한 후 싸인 해서 조영남 작품이라고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에 팔아먹은 사건이다. 정황으로 보면 정말 간단한 사건이다. 둘만 아는 이사실이 어떻게 공개 되었을까?

언론에서는 대작화가인 송씨가 직접 밝혔다고 하고 있지만 송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인이 아는 기자에게 말해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발표도 했는데, 사실 이 이야기가 어느정도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언론에서 들끓고 일이 커지자 송씨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사태를 수습해보려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추측해보면 동네에 송 화백이 대신 그려준다고 소문이 나고 그 정황들이 알려지게 되고 그 뒤 기자가 찾아와서 캐묻자 이리저리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다가 끝내 사실을 실토한듯 보인다.

사건이 터지고 불거지면서 여러가지 조사가 파고들 무렵 대작행위의 정말 중요한 부분은 조영남과 송씨가 말을 맞춰 놓고 이야기 하는듯 하다.

송 씨는 꽤 구체적으로 본인과 조영남과의 거래를 공개했다. 본인이 99% 정도 완성해서 전달한 그림에 약간의 덧 칠과 조영남의 사인이 추가되어 갤러리에 전시된다고 했다. 새로운 그림을 창조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고, 아이템을 정해서 알려주면 똑같이 여러 장 그려서 가져다 주는 형식이라고 했다. 작품 의뢰는 매니저가 문자나 전화로 대신 부탁했다는 것. 그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빨리 그려서 보내주세요”, “위에 거는 옆으로 길게, 밑에 거는 20호로 3개 부탁드립니다” 등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나와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우선 송 화백이 “이것 좀 10만원에 사주세요” 이런 게 아니고 계획적으로 조영남 측에서 “10만원 줄 테니 가져와” 이런 식 이라는 건데, 이것은 악의가 있는 행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여튼 이 사건이 수면위로 떠 오르자 일반 시민 사이에서 공분을 사게 되고 미술계인사들도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고 나서는 등 일파 만파로 커지게 되었다.

관행이냐? 사기냐? 라는 입장이 맞서게 된 것이다. 거기에다 작업료에 대한 금액이 10만원 이라는 것은, 노동력 착취 라는 의견도 나와서 조영남의 인격과 도덕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심지어 송 화백 말고 그림을 그린 다른 사람이 더 있으며 어떤 작품은 본인의 수고가 하나도 안 들어간, 즉 남의 작품 그대로를 팔아서 이득을 챙겼다는 내용도 있으니 그야 말로 진흙탕이 되어버린 사건이 되었다.

일은 커질 대로 커져서 아무튼 조영남의 대작논란은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지경이 되었다.

조영남이 직접그린 순수 회화인 줄 알고 구매한 분들은 사기라며 법적처벌을 원하고 있는 상태이고

송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조영남 그림이라고 팔아먹은 위작문제가

조영남은 송화백의 그림을 자신의 그림이라 팔아먹은 대작문제가 있다.

그런데 왜 말이 많은 가?

그냥 단순히 사기죄면 구속하면 간단히 끝날 일인데 왜 이렇게 말들이 많는가? 

사건이 터지자 조영남이 미술계 전체를 대변하듯 " 대작은 관행"이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상태 이다. 유명한 작가들도 직접 모든 걸 완성하는 작품은 없고 제자들이 거진 다 그려 놓고 마지막에 와서 몇 군대 손보고서 자기 작품이라고 우기는게 미술계의 오래된 관행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왜 나만 죄 있는 사람 취급하냐?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미술계인사들은 조영남을 두둔하고 나서고 있지만 많은 미술계인사들은 지금 분노에 차 있는 상태이다.

그를 옹호하는 미술계의 의견은 유명화가의 그림도 대작의 관행이 있고 팝아트란 분야에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순수한 노동력 보다는 아이디어가 그림의 본질적 가치이며 대량생산으로 판매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 (앤디 워홀의 예를 들어 말한다). 또한 슬프게도 현대 미술에 대해 전시를 하고 경매를 한다면 그 그림의 수준을 가늠하고 사는 사람이 몇 있겠냐는 것 이다. 그림을 파는 작가를 보고 사는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조영남의 그림도 조영남이라는 사람의 아이디어와 네임밸류를 보고 사는 것이지 작품의 진위여부나 수준을 가늠하고 산 사람이 있겠냐는 것. 그들은 단순히 조영남이 좋아서 사거나 화투소재가 신기해서 사거나 조영남의 작품을 나중에 몇배 더 받고 팔 목적으로 그림을 재태크의 수단으로 삼은 것 아닌가? 하는 제기를 하는 것. 그리고 이번일이 문제가 되면 앞으로 대작관행을 하고 있는 기존 유명 작가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숙제도 남아있다. (루벤스나 렘브란트도 조수가 그린 그림이 많다는 예를 들기도 한다) 그만큼 대작이란 모두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며 누구나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기도 했다는 것. 대 화가들의 대작은 눈감아 줘도 되고 유독 조영남만은 벌 줘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그러면 유명한 사람은 즉 네임밸류가 있으면 아무도 모르게, 그들이 말하는 관행 이라는 잣대로 남의 작품을 마치 자기 것인 양 판매하면 되느냐? 이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억울하면 출세하라 란 말인가? 

예술계의 입장이 통과되면 시민들의 공분도 자제해야 하는가?

아직도 철저하게 자기손으로 조그만 작업실에서 어렵고 힘들게 그림을 그리며 생활하는 작가들이 받는 정신적 고통은 어쩔텐가. 이런 전례가 생기면 어느 누가 정직하게 꾸준히 실력을 쌓아서 화백이 되고자 하겠는가? 모두다 한 순간에 로또 맞는 것 처럼 한탕거리를 노리고 그림을 그리겠지. 그런 문화가 양산 된다면 미술계의 앞날도 터널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다음회에 계속(다음회가 마지막 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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