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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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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의 공간 속에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19-12-30 (월) 09:51 조회 : 12603
글주소 : http://cakonet.com/b/column-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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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마지막 피자 배달이에요 아예 가게 문을 닫고 나섰어요 세상이 꽁꽁 얼어 있어요 미동이 없는 세상은 두렵고 무서워요 한 의 세파에 지친 듯 숨을 멈춘 듯 죽은 자 의 무덤 같은 언덕을 오르고 있어요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바람이 생기를 몰고 오고 있어요 요양원의 늘어진 성탄트리가 흔들거려요 피자 가방도 신이 난 듯 멋대로 춤을 춰요 이 순간 움직이는 모든 것은 살아있는 생물이에요

시간 속의 공간들이 잠을 깨우고 있어요 살아나고 있어요 긴 괘종시계의 파열음이 사방을 깨우고 있어요 감옥처럼 굳게 닫힌 문들을 지나 불빛이 서 있는 곳에서 가늘고 쉰 소리가 피어나고 있었어요 "캄 인 샘(Come in Sam)" 고무호스로 온몸을 칭칭 감은 뚱보 노인이 손가락으로 환한 손짓을 하고 있어요 이 순간은 얽히고설킨 끈들이 유일한 생명 줄이고 보호자이에요 지금 신의 천사가 동그란 공간을 들락거리며 지키고 있는 한 목숨앗이는 기다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버트"  20년이 넘는 단골 단골손님이에요 얼마 전에도 늦은 밤 입원한 아내를 위 양담요 한 장으로 피자를 둘둘 말아 절뚝거리며 갔어요 내 손을 꼭 잡더니 먼저 피자 한 조각을 권하는 거예요

로버트 씨의 공간 이야기

인생의 스토리텔링이에요 입원 한 달 전 까지도 지팡이를 짚고 교회 성가대원으로  봉사한 이야기 은퇴 후 오랫동안 이 요양원에서 봉사한 이야기 독일의 교향악단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아들 내외 이야기 하루 종일 손자들과 지낸 이야기 등등이에요 가족들은 지금은 아내가 입원한 병원에서 밤을 지새울 것이라는 인생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에요 미스타 로버트 씨는 적막이 무섭고 두려워 나를 부른 거예요 "샘 네가 20년 전 피자를 처음 우리 집으로 배달한 날은 성탄 트리가 휘황했었지 우리 부부의 결혼 30주년 기념일이었지 와인 한 잔과 피자 한 조각으로 에스 이스트 굳(Es ist gut 좋다)'을 외쳤지 오늘 밤 나와 피자 한 조각으로 마지막 축배를  주시게나" "그럼요" 나도 칸트를 흉내 내며 죽는 연습을 했어요 소리를 쳤어요 "에스 이스트 굳"그렇게 우리는 성스러운 제야의 추억을 나누었어요 봉투에는 빨간 지폐 몇 장이 들어 있었어요

포플러 나무가 죽었나 봐요 코르크에 귀를 파묻었어요 따뜻요 스르르 잠이 와요 졸면 안 돼 나이테 만드느라 왁자지껄 소란 속에서 여린 소리가 들렸어요 어머니의 소리예요 어머니가 살아 계셨구나 따뜻한 음성 어머니의 옹근 얼굴도 일그러 졌어요

정월이에요 로버트 씨의 아내가 부고장을 들고 가게로 찾아왔어요

이미 장례식은 끝났고 제야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적혀있었어요

에도 신나게 춤을 출 거예요 영혼을 깨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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