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지인들과의 술 자리에서 진실게임 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잠깐 동안의 취기로 인해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 극도에 다다랐을 때 한잔의 술 혹은 진실을 선택하게 한다. 대부분의 경우 술을 마시는 것을 선택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진실게임 속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있는데 여지 없이 짓궂은 질문이 퍼부어 지기 마련이다. 과연 그 질문에 대해서 여러분은 진실로 대답 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지..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 은 이탈리아 에서 먼저 개봉된 "퍼팩트 스트레인져 " 라는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제목도 정확하게 번역 했으며 극 중 나오는 캐릭터 또한 원작을 그대로 모방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대사조차도 원작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영화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18개 국에서 리메이크를 했다고 할 만큼 내용면에서 센세이셔널 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원작을 그대로 모방한 경우에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던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지만 "완벽한 타인" 이라는 영화는 이런 선례를 깨고 한국 관객 520만명 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다.
현대인에게 자기 분신이라고 할 만큼 소중한 휴대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휴대폰 안에 넣고 살아가고 있다. 전화 통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휴대폰이 이제는 우리의 사생활 심지어는 정신세계까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 휴대폰과 결별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는 것 보다 더 큰 고통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휴대폰을 분실하기라도 한다면 내 삶을 송두리째 잃어 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이런 휴대폰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내 휴대폰의 정보를 노출 시킨다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를 바 없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게임 한 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공유하는 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한 명이 게임을 제안한다.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 내용부터 문자와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된 이들의 비밀이 핸드폰을 통해 들통나면서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상치 못한 결말로 흘러가는데….
상상한 모든 예측이 빗나간다!
이 영화의 기본적인 시놉시스다.
삶에서도,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한 식탁 앞에 모여 앉아 자기 스마트폰에 도착하는 문자와 전화를 공개하는 순간, 상상 이상의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자신의 비밀을 사수하려는 처절한 움직임과 타인의 비밀을 캐내려는 동물적인 감각이 맞물린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객은 소위 ‘멱살을 잡힌 상태로’ 극에 끌려간다.
식탁 앞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함께 움직여야 하는 7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생활 연기도 훌륭한 편. 서로의 합을 조율하면서도 각자 맡은 역할을 확실하게 해결해낸다. 누구의 분량도 넘치거나 부족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노련한 연출력까지 더해져 강렬한 웃음과 짙은 씁쓸함을 안기는 데 성공하는,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다. 다만, 상대에게 나는 영원히 ‘완벽한 타인’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텁텁한 뒷맛은 오롯이 관객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관계 속에서 무엇이 정답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정답인가에 대한 답은 관객들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결국은 휴대폰 공유게임이 진행되었을 때의 결과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결과는 완전 다른 것이다라고 영화는 결론짓는다..
개개인이 가진 진실이 드러나기 전에는 모두는 행복하고 즐겁고 고민이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그 비밀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우리네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휴대폰에 갇혀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는 꼭 원작을 보고 리메이크 판을 보기를 권장한다.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