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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주년 ​ 캘거리 삼일절 기념행사 소고(小考)
by Reporter | 18.03.03 00:28 | 18,621 hit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인 협회)

​기미년 삼일운동을 기념하는 연례 행사가 지난주 2월 24일 오후 6시,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150여 명의 교민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게 열렸다..  

해마다 캘거리 한인회가 주관하여 열리는 전통의 아름다운 축제들이 있다. 삼일절과 광복절을 기념하여 열리는 교민 축제다.

삼일절 기념 예술제는 매년 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열리고, 광복절 기념 체육대회는 8월 둘째 토요일 오전 10시에 공원을 임대해서 하루 종일 열린다. 체육대회는 어느 해 인가 연인원 10,000여 명이 참석하기도 하는가 하면, 예술제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 400여 교민들이 참석했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캘거리 한인회 집행부를 중심으로 교민들이 전력투구하며 일구어놓은 성과들이다.

어느 해는 한인회 조직 정비에 주력했고, 어느 해는 건전하고 투명한 재정 마련에 전력투구했다. 한인회관 건립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집행부가 들어섰는가 하면, 한인회 산하 각 동아리 단체들의 지원 육성에 힘쓰는 등,  한인회장과 집행부들의 역량에 따라 해마다 특색 있는 업적들을 남겼다.

어느 해 인가는 삼일절 행사장에는 무대 전면에 '화합하는 한인회' 대형 현수막을 걸어 놓고 한인회장이 화합을 강조하며 겸손하게 솔선 수범했다.

나는 그 당시 행사장을 들어서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교민 수는 고작 10,000여 명이었는데도. 그 해 참석 인원이 350여 명이 넘었다. 그다음 해인가, 한인장로교회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 예술제에는 출연단체가 많아 출연 곡을 두 곡으로 제한하는가 하면, 500여 명이 넘는 청중 때문에 2층과 복도에 차고 넘쳤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예술제가 끝이 났다. 그 여세의 교민 사기진작으로 한인회관이 건립되고 각 단체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교민 생활이 고달픈 시절이나, 한인회관 건립으로 재정이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15개 성상(星霜)을 한 번도 빠짐없이 행사의 명맥을 이어오는 것은, 로키산맥의 정기로 형성되는 교민들의 지적 자긍심 때문이리라. 캘거리 주변 인구를 포함하면 20,00여 명이 조금 넘는 교민 단체이지만, 해외 교민 단체로서는 유일하게 돋보이는, 전 세계 교민 사회에 이미 널리 알려진 모범적인 교민 행사이고 건전한 운영사례들이다.

나는 <광복 70주년 기념 한민족 합창 축제>에 치열한 경쟁 끝에 캐나다 대표로 선발된<캘거리 한인 합창단>단원의 일원으로 일주일 동안 한국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상암 월드컵 경기장', 경기도 연천 최전방에 위치한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연천군 '수레울 아트센터'를 분주히 오가며 세계 8개국 교민 합창단과 숙식을 같이하며 공연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 친분을 맺은 교포 언론인 들이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서 캘거리 한인 단체의 소식들을 접하며 매우 부러워했는데 여기서 캘거리 합창단을 만나니 무척 반갑고 캘거리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 시절, 김하나 지휘자는 세계 동포사회에 여성 유명 합창지휘자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상암경기장을 꽉 채운 축제에서 한인합창단은 박근혜 대통령 옆에 위치한 무대 중앙에서 공연에 참가할 수 있는 평생 잊을 수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건전하고 자랑스럽고 투명한 한인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다. 한인회가 없는 건전한 교민, 교민단체, 종교단체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대한민국 국내외 교민단체들의 행사 실상 면면을 SNS를 통해서 소상히 파악할 수 있었다. 모처럼 몇 시간을 컴퓨터에서 전 세계 교민 신문, 방송, 포털사이트, 유명 교민 블로그 기사들을 읽었다. 거의 대부분이 국경일 당일 기념식이 끝나고 간단한 다과나 축하공연이 고작이다. 교민 수가 100,000명이 넘어도 3월 1일 기념식이 끝나고 조촐한 연주회를 하는데 고작 300명 내외다. 대부분이 자체 분쟁과 분열로 지속적이지 못하다. 재정난 등 기타 이유로 중단했다가 다시 부활하곤  하는 것이 이민 사회 서글픈 현실이다.

지난주 삼일절 기념식에는 나누어준 태극기를 흔들며, 삼일절 노래를 합창했고 만세를 삼창했다. 곧 한인회가 준비한 간단한 저녁으로 요기하고 음악회가 시작됐다. 

<무궁화 합창단>은 대부분이 노인 단원 들이나 이진희 지휘자의 열정으로 '님이 오시는지, 음악에(슈베르트 작곡)' 두 곡에 청중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앨버타 국제 음악제 대상 수상자인 서유경 군의 '넬라 판타지아, 천연 연가' 독창에 이어, 유학생인 Hugh Kim 군의 ' Tears in Heaven, Isn't she Lovely' 기타연주는 근래에 보기 드문 명 연주였다. 유학생인 김은희 양의 '그대 내 품에, 나의 옛날이야기' 독창에 이어 <캘거리 한인 합창단>의 '향수, 밀양 아리랑'으로 음악회는  간단히 끝났지만 매우 내실이 있는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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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한인 합창단> 35명은  2월에 <평창 올림픽기념>단체 초청 연주를 강추위를 무릅쓰고 두 곳에서 소화하는 강행군을 했다. 한국 소개를 겸한 한국민요 가곡합창곡 10여 곡을  10 명의 <한인 어린이 합창단>원들과 협연,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출연한 것은 김하나 지휘자의 한인회를 사랑하는 용단 때문이다. 여성 단원들과 남녀 어린이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고, 김하나 지휘자의  유창한 영어로 한국 지도와 슬라이드 영상 소개한 후, 발표곡 들의 배경 설명과 함께 한국인의 긍지와 품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참석한 캐나디안 노인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축하해 주었다이렇게 자랑스러운 공연 행사도 건전한 한인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서정진 한인회장은 기념사에서 "다문화 다민족 사회의 모범국가인 캐나다, 치열한 자유경쟁 속에서 이민 후세대들에게 삼일정신의 계승으로 자존 자결 독립의 기틀을 마련해 주자"고 호소하고 내년 삼일절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보다 큰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준비 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몇 차례 회의를 통해 방향을 설정, 회의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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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도 지금부터 교민 음악전문가들과  합동으로 구성된 별도 <캘거리 삼일절 100주년 기념음악제 준비위원회>팀을 별도로 구성해서 전폭 지원하고, 언제부터인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삼일절 기념 음악제를, 다기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한인회장 취임의 의미는 한인회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교민을 아우르는 품격과 인격을 지니게 된다. 너무 자기의 종교, 종파를  지나치게 내세우며 의존하면,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교민들이 모이지 않는다. 신임 서정진 회장의 활약을 기대한다. 한국의 전통문화, 전통음식의 개발과 보급에 남다른 관심을 지닌 분이다. 재임 중에 보다 차원 높은 한국 예술의 진수를 알리는 지도자로 부각될 것을 기도한다. 이번 삼일절 행사에도 앞자리에서 묵묵히 자기의 자리를 채우는 한인사회 전, 현직 원로 단체장 들, 이분들의 관심과 조언이 지속되는 한, <캘거리 한인회>의 미래는 밝다. 

나는 오늘 참석한 그분들의 인품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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