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주 북부 원주민 마을 주택에서 불이나 3대에 걸친 일가족 9명이 숨지는 참변이 일어났다.
30일 온타리오 주 허드슨 베이 북서쪽 500㎞ 원주민 벽지 마을 피캔지컴의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전소하면서 5세 미만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일가족 9명이 희생됐다.
소방 당국은 전날 밤 11시께 화재 신고를 받았으나 평소 자동차로 외부인의 현장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도로 시설 등이 미비해 침실 3개짜리 주택이 전소할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들은 딘 스트랭씨 부부와 이들의 아들·딸 부부 및 세 손주로 파악됐다.
이 마을은 평소 빈곤과 자살, 열악한 생활 조건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원주민 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꼽혀 오던 지역이어서 캐나다 사회에 충격과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자유당 정부가 지난 22일 공개한 첫 예산안에서 원주민 계층에 대한 투자 지출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려 주택·교육·상수원 개선에 84억 캐나다달러를 투입기로 한 가운데 일어난 대형 사고로 시선을 모았다.
이 마을은 생활 기반 시설 외에도 화재 대비 건축 기준 등이 전무해 주택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일반적으로 원주민 마을의 화재 빈도는 캐나다 내 일반 화재 발생 비율의 10배에 달하는 실정이지만 이곳은 특히 화재에 취약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청소년 등 주민 자살률도 전국 평균 대비 최악이며 마을의 식수원 오염으로 지난 2006년부터 식수는 반드시 끓여 먹도록 고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은 10여 전부터 원주민 사회의 참혹한 생활 환경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상징적 지역으로 사회활동가나 학계에서 뜨거운 논란을 벌인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을 주민에 위로를 전하면서 원주민 사회생활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주 정부와 원주민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생활 기반 시설 확충과 원주민 사회 및 청년의 미래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갈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일 뿐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함께하기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또 캐슬린 윈 주 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들도 잇달아 희생자 애도와 원주민 지원대책을 다짐했다.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서는 한편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한 특별 의료 인력을 파견하는 등 후속 지원을 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