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상원이 표결을 통해 정부 입장이 담긴 안락사법안에 동의, 캐나다 안락사법 제정이 확정됐다.
안락사 요건을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로 정한 정부 입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4, 반대 28표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상원은 전날 당초 정부안을 인정하지 않고 안락사 요건을 보다 넓게 인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해 하원에 송부했으나 하원은 즉각 이를 재확인, 상원에 다시 넘겼고 상원은 이날 하루 만에 하원안을 수용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 대법원이 안락사를 금지한 형법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이라고 결정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안락사법 제정이 완료됐다.
확정된 안락사법은 불치병 등으로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죽음을 앞둔 성인 환자의 의사표시로 의료진의 판단과 도움을 얻어 안락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원 개정안은 안락사 신청 요건을 '중증의 치료 불가능한' 상태의 환자가 고통을 견디지 못할 때로 보다 넓게 인정, 대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반영했다.
정부안을 주도한 조디 윌슨-레이볼드 법무부 장관은 법 제정이 확정되자 트위터를 통해 "상·하 양원의 깊이 있는 논의 결과에 감사한다"고 밝혔고 제인 필포트 보건부 장관은 "캐나다 사회정책에 획기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또 공동성명에서 이 법이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들의 개인적 자율성과 미약한 사람들의 보호라는 양면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의사협회는 그간의 정부 입장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죽음에 대한 의학적 도움을 규정한 역사적 입법이 완료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 동안 입법 과정에서는 대법원의 판결대로 안락사 요건을 넓게 인정해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구현해야 한다는 주장과, 미성년자나 정신장애 상태의 미약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견해가 대립했다.
또 정부안을 거부, 자체 법안을 마련한 상원을 두고 양원제 하의 궁극적인 입법권한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게 벌어졌다.
논쟁에서는 국민 선출 기관인 하원과 달리 상원은 총리 지명직 의원들로 구성된 기관인 만큼 하원의 입법 지위가 더 우월하다는 견해가 강하게 제기됐다.
결국 상원은 이날 하원에서 통과된 정부안을 인정, 수용함으로써 시선이 집중됐던 양원 간 본격 충돌은 피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