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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웃집 베네수앨라 부부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8-04-21 (토) 01:37 조회 : 13485
글주소 : http://cakonet.com/b/column-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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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인 협회)

가게가 가까운 이곳으로 이사 온 지 몇 해가 지나서, 베네수앨라 국영석유회사의 캘거리 지점 파견 직원인 콜로넬 가족이 바로 옆집으로 이사 왔다. 2년여 정도 웡세로 거주하는 동안, 다른 이웃집들과는 교류가 거의 없었으나, 어느 날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되어 간간이 마주치면서 비교적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동안 회사가 거주비용 일체를 부담해서인지, 집 앞의 잔디 관리와 눈을 치우는 비용 등을 용역회사에 맡겼다. 이듬해 겨울에는 눈이 소복이 내려도 눈을 치우지 않았다. 집 앞 인도를 따라 300여 m만 걸어가면 앨버타 주정부 관할 Fish Creek Park east gate 입구가 시작되는 곳이라, 이곳 주민들은 바빠서 집 앞마당 눈은 치우지 못해도 집 앞 인도 길의 눈 만은 치워야 한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 눈을 치우면서 옆집 도로의 눈도 몇 차례 치워줬다.

어느 날 부인이 고맙다고 인사하며 어쩔 줄 모른다. 그 이후로 조금씩 가까워지며 부부가 마주칠 때마다 속내를 털어놓곤 했다. 나라가 힘들어 베네수엘라 본사의 지원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자기 나라에서 제일 규모가 큰 국영회사로 재무구조도 견실하다고 했다. 부부가 비교적 세련된 영어로  역사와 국제 정세에도 밝아, 지금도 기억 속에 많은 이야기 부분이 남아있다. 어느 늦은 밤, 술에 취한 남편이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불평이 섞인 고국의 이야기를 한바탕 쏟아냈다. 문득 그때의 이야기가 기억이 나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혼란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리라. 이야기의 일부를 요약해 본다.

'진보 사회주의자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 1999 이전에는 콜로넬의 할아버지는 바나나, 커피 농장을 운영하는 부유하고 행복한 농부의 집안 출신이었으나, 차베스 집권 이후 2013년 사망하기까지, 기업들을 점차 국유화했고, 농장들도 국유화하며 몰락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석유 매장량으로, 한때 남미 최고의 석유 생산량을 자랑하던 시절, 라틴 아메리카에서 최고로 부유한 국가였다. 거대한 오일머니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 무상복지 등 퍼주기식 복지정책에, 우리 부부는 물론 온 젊은이들이 열광적으로 차베스를 지지했다. 농장에서 일할 젊은 노동력이 없어 농장이 문을 닫았고, 폭정과 정보정치로 무자비한 정적의 탄압이 계속돼도, 국민들의 성원이 이어졌다.'

'뒤를 이어 집권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횡포는 더욱 심해진다.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데모대를 무자비하게 감옥에 가두면서 감옥이 넘쳐나고, 도산한 대형 백화점에 칸을 막아 감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실직한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오며 살인 등 범죄행위가 늘어만 간다. 경찰과 군부에 통치 권한을 강화 시키자, 사회 부조리 부패가 늘어난다, 온 사회가 생지옥이다. 반대하는  방송 신문들을 이유 없이 폐간 시킨다. 일본과 함께 당한 미국의 장기간 경제 보복에 일본은 회복됐는데 국가가 점점 패망의 길로 접어든다. 지금의 현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친척들이 해외로 이주하느라 매우 분주하다.'

출국하기 전날, 나를 찾아와 한가지 부탁을 했다. 승용차를 팔지 않고 남쪽 변두리 임시 유료 보관소에 맡겨놓고, 연락처 전화번호를 우리 집 전화번호를 적었으니, 내가 돌아올 때까지 수고해 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하고 떠났으나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그 이후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나의 관심이 점차 늘어만 간다. 

한국 기업체에서 파견 근무 중인 한 중년의 젊은 남성이 먹을 빵을 구하려 하루 종일 온 상점을 헤맨 끝에 겨우 빵 한 조각을 구한 사진을 facebook에 올리는가 하면 길거리 가로수 가지마다 고액 화폐가 꽂혀있는 장식 사진이 올라온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1분기 454%를 기록했고,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은 8900%에 이른다. 이른바 초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1년 물가 상승률이 50%가 기준이라고 하는데, 올 3월의 물가 상승률만 해도 67%에 달한다고, 베네수엘라 국화가 발표했다. 평균 월급이 130만 7000볼리바르인데 암시장에서 화폐가치는 6달러 3센트이다. 이 금액으로 달걀 10개짜리 두 판, 옥수수 죽 가루 1kg 정도, 혹은 우유 2리터, 참치 4캔, 빵 1개 정도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이 수치를 나도 믿을 수가 없다. 의약품도 대부분 품절 사태다.

최근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가상화폐인 "페트로(Petro)를 도입했지만 매우 독재적이고 폐쇄적인 국가 경제 정책 때문에 석유, 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매장된 풍부한 매장량을 기반으로 한 신뢰할만한 가상화폐인데도, 정부의 진실성 때문에 부정적이다. '베네수엘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거리엔 미녀가 득실거리고 가난을 모르던 나라'가, 위정자를 잘못 만나 점점 처참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평소 보수적 국가관을 중요시하는 한국 친구와 통화를 했다."울분에 요즘 잠 못 이루는 밤이 많네, 술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오만과 자충수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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