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캐나다 국가(國歌)의 가사를 바꾸는 법안이 지난달 31일 상원의회를 통과했다. 2016년 6월 하원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지 18개월, 문제가 제기된 지 30여년 만이다.
C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법안은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O Canada)’의 두 번째 소절 “그대의 아들들(all thy sons)의 명령대로”를 “우리 모두(all of us)의 명령대로”로 바꾸는 것이다. 1908년 발표된 원곡에는 ‘아들’이라는 단어가 없었으나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참전 군인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아들’이 추가됐다.
‘오 캐나다’가 국가로 정식 채택된 1980년 이후 개사를 위한 법안이 총 12차례 의회에 제출됐지만 모두 하원에서 부결됐다.
2013년 유명 작가 마거릿 애투드와 전직 총리 킴 캠벨 등으로 구성된 여성 그룹이 ‘국가 가사는 모든 국민을 포괄해야 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시작하며 개사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2016년 1월 자유당 모릴 벨랑제 의원이 발의했다.
개사를 지지해 온 무소속 상원의원 프랜시스 랜킨은 법안 가결 뒤 “작은 일일 수 있다. 딱 두 단어다. 하지만 우리가 자부심을 갖고 부를 수 있는 주요한 국가 상징이라는 점에서 거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위터에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긍정적 발걸음”이라며 환영했다.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보수당 의원들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현재 법안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리하는 캐나다 총독의 공식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