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는 14일 환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새 법안을 도입했지만 이는 캐나다 국적자와 내국인에게만 적용되며 예컨대 미국인이 캐나다에 가서 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정부 관리들은 이 법안이 "참기 어려운 통증을 겪고 있으며 죽음이 충분히 예견되는 어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 법의 혜택을 받으려면 캐나다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자격에 합당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 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정신적으로 온전한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중증 또는 불치의 질병이나 장애로 회복 불가능한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대법원은 지난 해 의사의 안락사 도움을 금지하는 법을 폐기했지만 이번 새 법이 마련될 때까지는 일시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새로 마련된 법은 아직 의회의 승인을 거치진 않았지만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이 의회의 다수석을 점유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디 윌슨-레이볼드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이 법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하는 말기 환자들에게 평화로운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의사인 제인 필포트 보건장관도 통증으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 법이 캐나다 국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민의 선택권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안락사법의 입법을 추진해온 시민단체인 캐나다 존엄사협회의 샤나즈 고쿨은 이 법이 "16세의 암환자에게는 선택권을 주지 않고 있으며 정신질환이나 파킨슨씨 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도 미리 안락사 신청을 할 수 없게 하고 있어 아직 미흡하다"며 실망을 표시했다.
현재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살할 수 있는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곳은 스위스, 독일, 알바니아, 콜롬비아, 일본과 미국의 워싱턴, 오리건, 버먼트, 뉴멕시코 , 몬태나주 들이다. 캘리포니아 의회도 이 법안을 통과시켜 6월 실행을 앞두고 있으며 여기엔 주거 증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가나 주들도 역내 거주 증명이 필요하지만 독일의 안락사법은 독일인과 외국인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스위스 역시 스위스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영주권자나 국적자가 아니라도 의사의 도움을 청해
자살할 수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역시 엄격한 조건하에 의사가 말기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죽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환자 또는 환자가 의사표시를 하기 힘든 경우 지정된 후견인이 신청서를 미리 내야만 하며 2명의 증인의 서명이 필요하다.
이후 2명의 내과의사 또는 자격을 가진 간호사가 이를 평가한 뒤 죽음이 임박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15일의 유예기간이 지난 뒤에 시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