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에 앉아 있지만 모든 승객의 시선은 창밖으로 쏠려 있다. 만년설로 뒤덮인 산봉우리와 끝없는 호수, 그리고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까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한 장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웅장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한 장엄한 풍경에 승객들의 탄성은 끝없이 이어진다. 여기는 캐나다 로키산맥을 지나는 캐나다 비아레일. 조금 있으면 기차는 오늘 여행 목적지인 재스퍼에 도착한다.
기차여행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덜컹대는 객차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가 있다. 혼자 떠난 여행에선 우연히 만난 동행과 직업, 일상 이야기는 물론 속에 담아 놓은 개인적인 고민까지 털어놓게 된다. 기차여행의 낭만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캐나다 비아레일은 더욱더 특별하다. 우선 캐나다를 전역을 구석구석 연결하는 방대한 규모에 놀라게 된다. 또 차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 연결해 줘 색다른 여행을 제공하는 교통수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비아레일은 캐나다 국영열차로 매주 열차 503편이 캐나다 전역 450개 지역을 연결한다. 총 연장만 1만2500㎞에 이른다. 비아레일은 지역과 구간별로 라인 명칭이 구분된다. 대표적인 기차는 캐나다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캐네디안 라인'과 동부 대표도시를 연결하는 '코리더 라인' 등이다. 특히 약 3.5일 동안 밴쿠버에서 토론토를 연결하는 캐네디안 라인은 캐나다 로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밴쿠버에서 재스퍼 구간은 캐나다 로키산맥의 웅장한 절경을 바로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마지막 객차는 지붕이 유리 돔으로 돼 있어 앉아서 360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캐나다 로키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역시 밴프와 재스퍼. 그 가운데 밴프는 로키에서도 가장 크고 유명한 도시다. 로키산맥의 거대한 전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밴프는 캐나다 서부 개척기였던 1880년대 어퍼 핫 스프링스 온천이 발견되면서 유명해졌고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레이크루이스는 캐나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빼어난 호수 빛깔과 그림 같은 선산의 모습은 장관이다. 레이크루이스란 명칭은 19세기 후반에 빅토리아 여왕 딸인 루이스 공주가 방문한 것을 기념해 붙었다고 전해진다.
밴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스퍼는 아담하면서도 포근한 도시다. 눈앞에 보이는 곳 모두가 그림이 된다. 곰이나 산양을 만나도 놀라거나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다. 로키에서는 그저 일상이기 때문. 설상차를 타고 빙하 위를 질주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체험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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