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 로그인
    • 소셜로그인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로그인연동 서비스로 본 사이트에 정보입력없이로그인하는 서비스 입니다. 소셜로그인 자세히 보기
청야칼럼
Calgary booked.net
-29°C
총 게시물 106건, 최근 0 건 안내
다음글  목록

계묘년 새해 단상

글쓴이 : 반장님 날짜 : 2023-01-04 (수) 13:12 조회 : 5706
글주소 : http://cakonet.com/b/column-172
  • 고기원 부동산
  • 이미진
  • Tommy's Pizza
  • 코리아나 여행사
  • WS Media Solutions
  • Sambo Auto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

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을 선택하고 일출을 맞았습니다.

구름에 가려 예정 시간을 넘기며 기다리는 마음내내 희망의 소식보다는 어두운 새해 소식들로 점철된 신문 기사들이 아른거려 우울하고 불안한 기운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아침해가 잿빛을 뚫고 하루를, 일년을 밀어 올리는 이 순간, 하얀 온 세상이 출렁이는 금빛 물결로 넘실거립니다.

로키산맥, 끝이없이 드넓은 유채 벌판이 나의 언어로는 도저히 형언 할 수 없는 신비롭고 선한 모습으로 다가 옵니다.

자연의 세상은 나에게 매일 계속해서 자기의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말과 시인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만  보여준다면 노년의 생활은 삭막해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형이상학적인 존재 문제만은 아닐 것 입니다..

세상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 순간에도 선함과 신비로움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습니다.

삶의 진리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입니다. 변화무쌍한 생명체들이 매일매일 다름으로 변하고 보여주고 있기때문입니다.

겨울에 접어들어 신들린 듯 매일 걷기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다름의 미세한 것들을 보고 듣기를 갈망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12월 강추위에도 아랑곳않고 그렌모어 호수길을 주머니 속의 핸드폰 행진곡에 발맞추며 45분동안 같은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걷고있습니다. 눈으로 덮인 세상을 혼자서 걸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여줍니다. 눈 밟는 소리도 저멀리 로키산 위를 노니는 구름의 모습들도, 바람소리들도, 눈속에 매일 수놓은 코요테의 발자국의 흔적들과 눈더미의 무게에 층층히 휘어진 자작나무 오솔길이 선반으로 보이는 것도 다름의 사유들입니다.

이 울레길은 이제 고향길처럼 포근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저녁노을이 지고 묘색이 짙은 시간에 피자 배달을 갔다가 문득 그리워  다시 찾았습니다. 아침에도 걷던 길, 마침 그 시간에 멀리 저수지 건너 코요테의 호훌링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개들의 울부짖는 소리들이 연이어 들렸습니다.

아우려진 화음들은 로키바람을 둘둘 말아 감은 채 백설의 호수를 타고 앙상한 자작나무 숲에서 또다른 화음으로 합창을 했습니다. 귓전에 울리는 천상의 소리, 어느덧 눈가에 눈물이 한아름 고였습니다. 

주일과 새해 공휴일이 겹치는 새해 아침,

서로 다른 교회를 섬기는 가족들은 한번도 거른 적이 없는 새해 아침 떡국 모임도 취소당하고 나는 Centre Street Church 주일예배에 참석했습니다.

한국인 청년이 이끄는 밴드 보컬팀이 은헤로운 찬양을 이끌었습니다. 추남호 교민의 자랑스런 아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설교시간의 누가복음 19장 삭개오 설교 말씀을 복기하며 호수길을 걷고 난 후, 한인회 신년 하례식에 참석했습니다. 밤늦도록 가게에서 일을 끝낸 후 눈꺼풀이 가물거려도 세상이 자기의 신비를 지금도 계속  보여 주고 있는 한, 노년의 삶은 살아갈만 하다고 고백하며 첫날을 마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는데 마음을 비우며 로키산맥을 바라보고 걸을 때에 나타나는 이상하고 신비한 용기에 감사의 기도가 넘칩니다.

이제 가게를 인수한지 어느덧 29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지만, 이 늦은 시간이면 끊임없이 물어보는 ‘나는 누구인가?’ ‘타자를 어떻게 하면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인생의 철이 들때까지 삶의 화두는 계속될 것 입니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질문을 겸손한 마음으로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삶으로 무르익어 가기를 새해 첫날에 기도합니다













다음글  목록

총 게시물 106건, 최근 0 건 안내
제목 날짜 조회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
01-04 5709
캘거리 가을이 빠르게 깊어간다. 온난화 변덕이 로키산맥을 부추기는가, 여름이 해마다 늑장을 부린다.  공간을 빼앗긴 가을이 제 멋을 잃어…
10-18 7221
2022년 3월 15일 존경하는 Y형! 멀리서 봄의 소리가 연신 들려옵니다. 밖은 아직 영하의 찬바람으로 가득한데 양지바른 구석진 곳의 눈덩이를 발로 …
03-28 6969
캘거리 한인회가 주관한 제103 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2022년 3월 5일(토) 오전 11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구 동현 한인회…
03-15 6753
3월 1일 아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벌써 6일째다 지난 주일 인터넷으로 우크라이나 키에프 연합교회의 비대면 생중계 주일 예배를 함께 …
03-03 7035
임인년(壬寅年) 새해 아침  일출의 전후는 쾌청하다는 일기예보에 서둘러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에 서서 …
01-10 6780
상서로운 백옥 자태 음~메 소망의 나래 타고 여명을 휘장 찢던 빛의 그대여, 우울한 뚝심 천상의 소리가 여러 지는데   제야의 …
12-29 7230
캘거리 한인회 정기총회가 2021년 12월 11일 9(토), 예정 시간보다 무려 1시간이나 늦은 12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눈…
12-28 9360
캘거리는 나의 첫 정착 도시, 고향처럼 푸근한 정이 깃든 곳 갈수록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디아스포라는 태생적으로 더 좋은 …
11-29 8124
젊은 시절은 꿈을 먹고 살고 늙어갈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늘어간다. 그리움의 깊은 사유를 찾아서  심연에 이른…
11-10 6699
향유(享有)고달프고 불안한 굴레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자유를 누리는 것, 디아스포라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소망이다. 고난과 시련의 진흑…
10-27 10959
Happy Thanksgiving Day!  공휴일 아침 묵상의 시간이 길어진다. 지나간 2년 동안 COVID-19의 두려움과 함께한 날들을 회고하며 각오들을 새롭게 다짐한다.…
10-13 6003
내 서재에는 부모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 액자가 하나가 걸려있다.이민을 오기 몇 해 전쯤, 강원도 기도원에서 생활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춘…
10-05 9027
낯선 전염병의 두려움에 시달리다 어두움이 짙어지면 늙음의 두려운 시간들이 시작된다. 쇠약의 언어들이 부활하고  늙은 관절의 주책없는 칼질…
09-15 10224
8월 30일자 The New York Times 인터넷신문에는 Thomas Gibbons-Neff 기자의 아프카니스탄 주둔 미군의 마지막  비참한 철군 모습을 장문의 기사가 비…
08-31 9555
가을입니다. 산불 매연 때문에 사방이 퀘퀘하고 을씨년스러워도 가을은 기어이 손끝으로 영글은  대지의 신호를 보내옵니다. 여름내내 사는 것 …
08-18 9270
8월에 들어서도  무더운 날씨의 기승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이 달포가 넘도록 계속 중이다. 산불이 계속 일더니 …
08-04 7593
지금 지구촌에는 기후변화의 피해 여파가 심각하다. 불과 몇 주일 사이에 발생한 일들이다. 북미 주의 고온 열돔 현상과  유럽의 대홍수 재난 사…
07-20 9063
팬데믹 기간을 지나는 노년의 가파른 삶들이 경건한 추억들을 만든다. 추억은 회상할수록 점점 미화되어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지만, 노년의 …
07-06 8835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앨버타 주민들은 온통 거리로 나와 자유와 환희의 축제를 만끽하며 들떠 있을 것입니다. 점입가경으로 주말에는 각종 종…
06-21 10275
목록
 1  2  3  4  5  6  맨끝
 
캘거리한인회 캘거리한인라이온스클럽 캘거리실업인협회 캘거리여성한인회 Korean Art Club
Copyright ⓒ 2012-2017 CaKoNet. All rights reserved. Email: nick@wsmedia.ca Tel:403-771-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