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 로그인
    • 소셜로그인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로그인연동 서비스로 본 사이트에 정보입력없이로그인하는 서비스 입니다. 소셜로그인 자세히 보기
청야칼럼
Calgary booked.net
-29°C
총 게시물 106건, 최근 0 건 안내
이전글  다음글  목록

만세삼창운동(萬歲三唱運動)의 힘

글쓴이 : Reporter 날짜 : 2016-03-06 (일) 16:50 조회 : 19005
글주소 : http://cakonet.com/b/column-19
  • 고기원 부동산
  • 이미진
  • Tommy's Pizza
  • 코리아나 여행사
  • WS Media Solutions
  • Sambo Auto


청야 김민식(캘거리 문협)

만세! 만세! 만세!

올 겨울 내내 아침 새벽에 삼창을 한다. 선잠 자는 아내가 깰세라, 화장실 문을 꼭 닫고 포르테시모로 외치면, 삶의 의욕들도 함께 깨어난다.

자석 봉으로 밤새 뻣뻣하게 굳어 아픈 손가락 마디마디를 문질러, 미세 혈관을 주무르면, 손이 부드러워 진다. 손의 근육이 깨어나고, 통증이 사라진다.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편다.

만세의 열기로 옷을 훌러덩 벗는 것이 습관이 됐다.

큰 거울 앞에서 신명나는 춤을 추듯 운동이 한 시간여 진행된다. 신(神) 앞에서는 역시 춤을 추어야 제 격이다. 하루도 거를 수 없다. 장애자 겸용의 특이한 화장실은, 어지간한 방 만한 크기라, 매트를 깔고 팔꿈치를 세차게 흔들면서 앞으로 뒤로 뛰며 빙글빙글 돈다.

양손에 5파운드의 아령으로 근육운동 체조를 하고나면, 팔굽혀펴기, 팔 길이만한 지압용 봉으로 배를 수십 회 문지른다.

만세운동의 힘이다.

예전에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마음의 힘까지 가세하며 몸의 근육이 탱탱하게 살아 움직인다. 아침 손가락의 통증 때문에 진통제 한 알을 복용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인생 경험에 아침이 상쾌하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소설의 주인공 〈라 만차의 돈 키호테〉처럼 변방 초야에 칩거하여 뒤늦게 독서에 심취, 생각에 골똘하고 제가 무슨 이달고(신사)인양 행세하느라 초라해진 몰골, 어정쩡한 생활로 세월만 낚은 지 다섯 해 만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인생삼막’ 신 중년을 체험하는 신시대의 용기도 만세삼창의 덕분이다.

하루를 여는 만세 삼창의 힘으로, 내면을 여는 경이로운 체험들이 시작된다.

세밀한 음성들을 더듬어 찾아 만나고 듣는 훈련이 습관화 됐다. 밤이면 하늘의 별들과 속삭이고 한 밤중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운전하며 달을 쳐다보면 둥근 달은 날 따라 오다 집 앞에서 달도 멈추는 신비로운 밤기운에 눈물이 글썽인다.

아침이면 창가에 즐비한 반려식물들― 포니테일 팜(Ponytail palm), 오키드(Orchid)가 아침 햇살을 머금은 채 먼저 말을 건넨다. ‘포니테일 팜’은 20여 년 전, 캘거리 맥클라우드,Walmart‘가 처음 개업한 수주 후, 새끼손가락보다도 더 작은, 바짝 시들은 쪼그만 포니테일을 종업원이 쓰레기통에 버리려는 것을, 가까스로 50센트에 딱 한 점 사들인, 그 시절 특이한 식물이었는데 지금은 어께만한 높이에 지름 20cm가넓은 둥근 뿌리 같은 물통 위로 자식을 세 명이나 피워 달고 다니는 기이한 식물로 성장했다.

오키드(orchid)는 지난 12월 31일 저녁 Rona 식물원에서 시들어 페기 처분하려고 하는 것을 1개 값을 지불하고 10점을 사서 모두 꽃망울을 피웠으니 죽음직전에 구해준 은인을 아는 것이리라. 평소엔 눈여겨보지 못한 하찮은 것들에게도 의미를 부여하며 교감의 정분을 쌓는 것도 만세운동의 힘 덕분이다.

두 팔을 하늘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르면 회색빛 심장이 뚝뚝 떨어져 나간다.

온 힘이 다 빠져나가도 힘들다고 징징 울지 말고 만세를 부르면 몸에서 툭 소리를 내며 고통이 떨어져 나간다. 어떤 어둠도 만세를 부르는 사람을 좀먹을 순 없다.

만세를 부르면 힘이 나서 치욕도 살비듬처럼 뚝뚝 떨어져 나간다. 부패 박테리아도 에너지로 변한다.(장영희 교수)

만세는 삶을 축복하고 기원한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면 절로 나오는 함성이다.

중국 한나라 무제가 태산에서 제사를 지내면 신민이 따라 만세를 불렀고 고려 때까지만 해도 왕에게 만세를 불렀다. ‘삼일만세운동’ 동양적이면서도 한국의 멋이 가득한 만세, 만세를 부르는 사회에 정의가 살아난다. 그래서 유관순열사는 민족을 위해 만세를 부르고 목숨을 바쳤나보다.

캐나다 만세! (만세!) 대한민국 만세! (만세!) 한인동포만세! (만세!)

2월 27일 토요일 저녁 6시, 캘거리 한인회가 주최하는 교민 초청 〈삼일절 97주년기념 기념식 및 음악제〉기념식 마지막 순서에서 우리교민들은 만세삼창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축복을 기원했다.

한국의 만세 문화에 감동한 듯 캐나다 자유당 소속 알리 에사시 하원의원은 지난 2월 25일 연방의회에서 ‘삼일만세운동’을 소개하면서 동료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에 한국말로 “대한민국만세”를 불렀다.

내가 뒤늦게 아침 운동 전에 만세 삼창을 계속하는 의미는,

하루를 열기 전 하늘을 향해 힘 있게 외치는 유일한 절규의 기회요, 나와 가족과 친척들을 위해, 고통과 슬픔 속에 있는 지인들을 위한 만세의 아포리즘 때문이다.

살아 숨 쉬는 한 중단할 수 없으리라.


이전글  다음글  목록

총 게시물 106건, 최근 0 건 안내
제목 날짜 조회
계묘년 새해 단상 (청야)먼동의 아침놀이 구름 사이로 이글거립니다. 임인년에 이어 계묘년 새해 아침에도 지척의 로키산맥 사우스웨…
01-04 9546
캘거리 가을이 빠르게 깊어간다. 온난화 변덕이 로키산맥을 부추기는가, 여름이 해마다 늑장을 부린다.  공간을 빼앗긴 가을이 제 멋을 잃어…
10-18 12351
2022년 3월 15일 존경하는 Y형! 멀리서 봄의 소리가 연신 들려옵니다. 밖은 아직 영하의 찬바람으로 가득한데 양지바른 구석진 곳의 눈덩이를 발로 …
03-28 10365
캘거리 한인회가 주관한 제103 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2022년 3월 5일(토) 오전 11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되었다. 구 동현 한인회…
03-15 10416
3월 1일 아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벌써 6일째다 지난 주일 인터넷으로 우크라이나 키에프 연합교회의 비대면 생중계 주일 예배를 함께 …
03-03 9633
임인년(壬寅年) 새해 아침  일출의 전후는 쾌청하다는 일기예보에 서둘러 사우스웨스트 남서쪽, 유대인 CHEVRA CADISH CEMETERY 공동묘지 언덕에 서서 …
01-10 9276
상서로운 백옥 자태 음~메 소망의 나래 타고 여명을 휘장 찢던 빛의 그대여, 우울한 뚝심 천상의 소리가 여러 지는데   제야의 …
12-29 10533
캘거리 한인회 정기총회가 2021년 12월 11일 9(토), 예정 시간보다 무려 1시간이나 늦은 12시 정각, 캘거리 한인회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와 눈…
12-28 12858
캘거리는 나의 첫 정착 도시, 고향처럼 푸근한 정이 깃든 곳 갈수록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디아스포라는 태생적으로 더 좋은 …
11-29 10824
젊은 시절은 꿈을 먹고 살고 늙어갈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늘어간다. 그리움의 깊은 사유를 찾아서  심연에 이른…
11-10 9993
향유(享有)고달프고 불안한 굴레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자유를 누리는 것, 디아스포라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소망이다. 고난과 시련의 진흑…
10-27 15120
Happy Thanksgiving Day!  공휴일 아침 묵상의 시간이 길어진다. 지나간 2년 동안 COVID-19의 두려움과 함께한 날들을 회고하며 각오들을 새롭게 다짐한다.…
10-13 8643
내 서재에는 부모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 액자가 하나가 걸려있다.이민을 오기 몇 해 전쯤, 강원도 기도원에서 생활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춘…
10-05 12666
낯선 전염병의 두려움에 시달리다 어두움이 짙어지면 늙음의 두려운 시간들이 시작된다. 쇠약의 언어들이 부활하고  늙은 관절의 주책없는 칼질…
09-15 14142
8월 30일자 The New York Times 인터넷신문에는 Thomas Gibbons-Neff 기자의 아프카니스탄 주둔 미군의 마지막  비참한 철군 모습을 장문의 기사가 비…
08-31 13170
가을입니다. 산불 매연 때문에 사방이 퀘퀘하고 을씨년스러워도 가을은 기어이 손끝으로 영글은  대지의 신호를 보내옵니다. 여름내내 사는 것 …
08-18 11952
8월에 들어서도  무더운 날씨의 기승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이 달포가 넘도록 계속 중이다. 산불이 계속 일더니 …
08-04 10626
지금 지구촌에는 기후변화의 피해 여파가 심각하다. 불과 몇 주일 사이에 발생한 일들이다. 북미 주의 고온 열돔 현상과  유럽의 대홍수 재난 사…
07-20 12117
팬데믹 기간을 지나는 노년의 가파른 삶들이 경건한 추억들을 만든다. 추억은 회상할수록 점점 미화되어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지만, 노년의 …
07-06 12459
청야 김민식 (캘거리 문협) 앨버타 주민들은 온통 거리로 나와 자유와 환희의 축제를 만끽하며 들떠 있을 것입니다. 점입가경으로 주말에는 각종 종…
06-21 14049
목록
 1  2  3  4  5  6  맨끝
 
캘거리한인회 캘거리한인라이온스클럽 캘거리실업인협회 캘거리여성한인회 Korean Art Club
Copyright ⓒ 2012-2017 CaKoNet. All rights reserved. Email: nick@wsmedia.ca Tel:403-771-1158